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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32
June 2019

Interview  ____  IDX원천기술연구실 백옥기 연구위원

새로운 맞춤 의료서비스
연구개발
의 첫걸음을
떼다

IDX원천기술연구실 백옥기 연구위원

인공지능은 오랜 침체기를 거쳐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급속한 발전과 빅데이터가 뒷받침되는 극적인 전환기를 맞았다. 그리고 알파고와 인간의 대국을 통해 본격적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요소로 떠오른 인공지능에 새로운 원천기술을 불어넣는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TRI IDX원천기술연구실 백옥기 연구위원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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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맞춤 의료서비스 연구개발의 첫 걸음을 떼다

자가적응형 분석 엔진 기술을 통해 치매 예방에 나서는 ETRI

‘자가적응형 분석 엔진 기술’이란?

‘자가적응형 분석 엔진 기술’이란 새로운 인공지능 원천기술을 토대로 빅데이터 분석기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건강, 미세먼지, 기후, 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서로 다른 데이터 분석이 총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현재 ETRI는 의료데이터 분석 엔진인 ‘사이버 디엑스(CyberDx)’기술을 개발해 질병 위험도 분석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사이버 디엑스’는 새로운 기계학습 모델과 인지적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이용한 기술기반 데이터 분석 엔진입니다.
여기서 새로운 기계학습 모델이란 새로운 인공지능 원천기술을 의미합니다. 현재 개발된 인공지능은 인간의 두뇌를 기반으로 둔 2차원 적인 모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한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부터 있었던 사례와 관련된 데이터가 많지 않을 때, 그리고 예기치 못한 변화에 대응할 수 없습니다. 이에 ETRI는 원점으로 돌아가 사람처럼 생각하는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과 그 모델에 부응하는 새로운 기계학습 알고리즘들을 연구 개발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예기치 못한 변화에 스스로 대처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사이버 디엑스’의 핵심은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한 자가분석 엔진 기술, 자가적응형 엔진 기술, 개인맞춤형 질병 진단 분석기술입니다. 예컨대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의무기록)과 같은 병원에서 쓰이는 의사 진료 데이터를 연구진이 개발한 엔진으로 분석하면, 환자별 개인 특성에 맞는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먼저, 환자 의료 빅데이터를 처리해 데이터 정규화 및 코드 변환이 이루어져야 하고, 환자 데이터를 입력해야 합니다. 그러면 인공지능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이 처리되는 것이죠. 또한, 환자에게 맞는 자가적응형 머신러닝 엔진을 통해 질환의 예측 결과도 보여주는 원리입니다.

개발 배경과 목적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료데이터 분석 연구는 전 세계적인 화두입니다. 현대 질병 관리는 질병에 걸린 후 치료하는 시스템이지만, 연구진은 미래 헬스케어 서비스에 발맞춰 미연의 질병을 예방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은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몰랐던 상황이나 학교에서 배운 것과 다른 정보에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인공지능은 그런 기능이 없습니다. 그래서 맞춤형 정밀 예방 의학을 위한 분석기인 사이버 디엑스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모두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가능한 최선을 다해 예측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즉, 인공지능이 모르는 상황에 스스로 적응하고, 대처하는 것입니다.

단국대학교와 정밀의료 협력을 통해 관련 분야 연구를 선도하는 ETRI

현재 연구방향과 향후 계획은?

우선 두 가지 연구 방향이 있습니다. 먼저 특정한 환자의 특정한 질병에 최적의 제약을 찾아낼 수 있는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omics)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어떠한 병을 치료하기 위한 무수한 약 중에서 어떤 약이 어떤 환자에게 맞고, 안 맞는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200~300개가 되는 다양한 약 중에서 효력이 가장 좋고, 부작용이 가장 적은 약을 찾아야 하는데 사람마다 컨디션이나 생활패턴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현재 의학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의사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맡기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많은 의사는 여러 가지의 약을 한 번에 처방합니다. 이런 점에서 연구진은 본 시뮬레이터를 통해 치료 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맞춤형 정밀 의학의 구현을 선도하고자 합니다. 의사가 약을 처방하기 전에 시뮬레이터를 통해 각 개인의 제반 특성과 여러 가지 약들의 특성을 분석하여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부작용은 또 무엇인지, 미리 컴퓨터를 통해 의사가 최적의 치료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한 가지 계획은 미세먼지 대책입니다. 미세먼지의 성분을 분석하고, 그 농축량이 어느 정도일 때 인체에 해로운지, 초미세먼지가 뇌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그리고 치매와 같은 신경정신질환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외국 저널은 극초미세먼지가 뇌의 보호막인 피(Blood), 뇌(Brain), 장벽(Barrier)을 뚫고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고 발표했습니다. 저널에 의하면 염증은 타오 단백질과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과잉 누적되어 치매를 유발하고, 파킨슨병, 자폐증, 우울증 등 신경정신질환을 불러옵니다. 이뿐만 아니라, 극초미세먼지는 자궁으로 침투해서 태아의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해 다중분야의 데이터 분석, 예측 및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자가적응형 분석 엔진 기술의 개발 필요성을 설명중인 백옥기 연구위원

본 연구의 기대효과는?

먼저 국내 기대효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기술기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는 국민의 보건복지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세먼지를 해결하면 국민의 보건이나 삶의 질 또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울러 국민 복지에 사용하는 예산을 많이 줄여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령 치매 환자에 쓰이는 1년 예산이 43조 원으로 국가 예산의 10%에 육박하는 금액입니다. 본 기술이 개발된다면, 그 비용을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기대효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ICT 플랫폼을 만들게 된다면,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해결과 의료문제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을 재활용하여 수출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외화획득은 물론, 국위선양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은 하드웨어 위주의 품목으로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이 원천기술을 통해 소프트웨어로도 새로운 수익을 만들고,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ditor epilogue

마지막 질문으로 백옥기 연구위원의 최종목표를 물었을 때 그는 “ETRI에서 새로운 인공지능 원천기술을 개발해 국제무대에 내놓고, 이런 과정에서 국제 급 리서치 팀을 만드는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백 연구위원은 새로운 인공지능의 원천기술을 만드는 것, 그리고 인재양성을 하는 것. 이 두 가지 목표가 바로 백옥기 연구위원이 생각하는 작은 혁명이자, ETRI에서 할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