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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31
May 2019

Special  ____  QLED가 구현할 미래의 디스플레이

QLED가 구현할
미래의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는 우리에게 시각적 정보를 전달해주는 매개체다. 이로 인해 업체들의 고화질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경쟁은 치열하다. 이는 연구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산업계와 과학계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뒤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준비가 한창이다. 우수한 색감과 높은 효율, 다양한 형태를 구현해 낼 수 있는 미래형 디스플레이 QLED(양자점 발광다이오드)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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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ED가 구현할 미래의 디스플레이

거듭되는 디스플레이의 진화

1897년 독일의 K.F 브라운에 의해 발명된 브라운관(CRT, Cathode Ray Tube)은 100년이 넘게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사용됐다. 브라운관은 전자총 음극에서 방출된 열전자가 전자총 내부를 지나 화면에 주사된다. 그리고 전자빔이 형광물질과 충돌해 형광체를 발광한 것이 화면에 나타나는 원리다. 브라운관은 가격이 저렴하고, 해상도가 높아 평판디스플레이가 모습을 나타내기 이전까지 주로 쓰였다. 하지만 부피가 매우 크고, 화면이 클수록 두께가 두꺼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 디스플레이가 대형화, 슬림화로 추세가 빠르게 변화되면서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갔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LCD(Liquid Crystal Display, 액정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LCD는 분자 배열이라는 액정의 특징을 이용해 화면의 크기가 커져도 두께가 매우 얇게 만들 수 있어 각광받았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모니터, TV,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널리 사용 중이다. 그리고 LED(Light Emitting Diode, 발광다이오드),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이 개발되면서 디스플레이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OLED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 다양한 디스플레이 분야에 적용되면서 핵심 디스플레이로 자리 잡았다.

OLED는 전류가 흐를 때 스스로 빛을 발하는 유기 물질을 활용해 빛을 내는 방식으로 ‘자체발광 디스플레이’에 속한다. 또 백라이트를 통해 빛을 공급받아 표현하는 LCD와는 방식이 다르다. 이 때문에 제조 공정이 LCD보다 단순하고, 화질(색 표현력, 명암비 등), 무게, 두께, 소비전력이 낮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플렉시블의 특징을 갖고 있어 디자인 및 폼 팩터 혁신에 매우 적합하다. 하지만 OLED는 소재 비용이 높아 디스플레이 가격이 LCD, LED보다 훨씬 비싸다. 또 증착 과정을 거치다 보니 크게 만드는 데 어려움도 있다. 대면적의 경우 패널이 휘어지며, 수분이나 산소에 노출되면 소재 특성이 변하기 쉽다. 또 장기간 사용할 때 번인(Burn-in)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새로운 소재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OLED를 뒤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QLED(Quantum dot Light-Emitting Diodes)다.

폼 팩터
(Form Factor)

컴퓨터 하드웨어의 크기, 구성, 물리적 배열을 말함. 보통 컴퓨터 케이스나 사시, 도터 보드(DB)와 같은 내부 컴포넌트의 크기 및 배열을 말할 때 사용

번인현상
(Burn-in)

화면을 장시간 정지된 상태로 실행하거나 동일한 이미지가 반복될 경우 화면 속 이미지의 일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에 잔상이나 얼룩이 남는 현상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르는 QLED

그동안 OLED가 유기물을 이용했다면, QLED는 유기물 대신 반도체 즉, 양자점을 활용한다. 최근 자연에 가까운 색을 재현하는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가장 넓은 색 영역을 제공하는 QLED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2016년 삼성전자는 QLED TV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당시 출시한 이 QLED TV는 LCD TV를 개량한 제품이다. LCD TV에서 백라이트 광원은 화소를 통과한 뒤 앞면에 셀로판지 형태로 빛의 3원색 빨간색, 녹색, 파란색을 띈 컬러 필터를 거쳐 여러 색을 낸다. QLED는 퀀텀닷 필름(Quantum Dot Film)을 백라이트 앞에 둬 색 재현율을 높인 빛이 컬러 필터를 거쳐 순도 높은 색상을 출력하게 돕는다. 다만 QLED TV는 태생 상 시야각, 명암비 문제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퀀텀닷 필름이란 임시방편을 적용했을 뿐, LCD TV의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QLED 기술의 가장 큰 난제는 발광층 내 전자(Electron)-정공(Hole) 이동 불균형 현상이다. QLED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소자는 양 전극에서 주입된 전자와 정공이 양자점에서 만나 빛을 내게 된다. 그런데 전자는 자유롭게 위아래로 잘 이동하는 특징이 있지만, 정공의 경우 전극과 양자점 에너지 간 전달이 더뎌 이동이 힘들다. 이러한 전자-정공 불균형 문제는 양자점 발광다이오드의 성능을 떨어뜨리고, 소자의 수명을 짧게 만들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했다.

동일 전압 조건에서 ETRI 연구진이 치환한 QLED가 기존 QLED보다 더 밝게 발광하는 모습 / ETRI 연구진이 제작한 소자에 전극을 가해 적, 녹, 청 색상을 표현하고 있는 모습

QLED가 재현할 미래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은 양자점을 적용한 디스플레이 QLED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또 글로벌 LED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지켜나가고 있다. 2013년에는 차국헌 서울대 교수팀이 차세대 총천연색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친환경 QLED를 개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QLED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해 중금속인 카드뮴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차 교수팀은 콜로이드 양자점 내부에 전자와 홀을 직접 주입한 뒤 결합시켜 빛을 만들어 내는 방식을 이용했다.

또 2015년에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나노입자연구단은 최신 스마트폰의 4배 이상의 해상도에 두께는 머리카락 40분의 1에 불과한 피부 부착형 QLED를 개발한 바 있다. 이 QLED 디스플레이는 2.6㎛(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초박막 필름 소자로 마음대로 구부리고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저전압에서도 작동하기 때문에 사람 피부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

최근 4월 16일 ETRI는 QLED 정공 주입 개선 기술개발을 통해 양자점 표면을 구성하고 있는 분자체를 바꾸어 QLED의 밝기, 전류 및 전력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기존 소자에 비해 최대 4.5배의 밝기, 1.7배의 전류효율, 2.3배의 전력 효율을 가지는 양자점 발광 다이오드의 구현이 가능케 되었다. 또한, 본 기술의 경우 적색, 녹색, 청색(RGB) 모든 색상의 양자점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어 QLED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향후 본 기술은 VR·AR용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HMD), 니어 아이(near eye) 디스플레이, 생체 자극·억제를 위한 임플란터블 광자극 광원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것으로 보여 시장전망 또한 밝다.

이처럼 과학계뿐만 아니라 QLED TV를 개발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 업체들이 QLED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 가전업체들과의 기술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더욱 고도화된 QLED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ETRI 이현구 유연소자연구그룹장은 “향후 본 기술을 연구진이 개발 중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에도 적용해볼 계획이다. 미국 국가 텔레비전 시스템 위원회(NTSC)기준 약 159%의 색 재현율을 보여 자연색에 더욱 가까운 색상구현이 가능하다. 이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