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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일상으로 넓히는 과학 지평,

‘숙제’가 아닌 ‘축제’가 된 과학

2018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일상으로 과학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돼왔고, 어느 정도는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과학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인식이 심겨 있는 것은 과학의 대중화가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증명한다. 이런 과학을 즐길 수 있는 것, 더 나아가 우리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문화가 될 수 있음을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이하, 과학축전)’은 22년째 꾸준히 증명해오고 있다. 더는 과학이 수업시간에 우리를 괴롭힌 숙제가 아닌 축제가 될 수 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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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떠나는 휴가

1997년 시작된 이래 어느덧 22회째를 맞이한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이 지난 8월 9일부터 12일까지 일산 KINTEX에서 열렸다. 과학 대중화 트렌드를 선보이며, 대표적인 과학축제로 자리매김한 과학축전은 올해도 어김없이 ‘즐거운 과학’을 잔뜩 안고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올해는 ‘Science on, Playcation(과학과 함께 즐기는 휴가)’이란 주제를 사흘간 펼쳐냈다. 특별히 전시관 전체를 도시 공간 컨셉으로 꾸며, 마치 미래에 구축될 과학 도시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성격에 따라 각 구역을 ‘존(Zone)’으로 구분했다.
먼저 주제관은 지능정보기술을 통해 초연결 · 초지능 사회로 변해가는 생활 공간(집, 학교, 거리)을 ‘스마트 시티’라는 공간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증강현실(VR·AR) 콘텐츠를 활용하여 형상화했다.
가장 넓은 공간에 조성된 ‘다운타운’에서는 출연(연)과 기관들이 각자 자신들의 기술을 뽐냈다. 세부적으로는 건강, 안전, 환경, 에너지 등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슈를 주제로 마련한 ‘1번가’, 교육콘텐츠로 구성된 ‘2번가’, 가상·증강현실(VR·AR), 놀이, 여가를 체험할 수 있는 ‘3번가’로 구성됐다. 각 연구소가 가진 개성과 기술에 맞춰 준비된 콘텐츠들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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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

다운타운을 벗어나자 67개에 국내외 중소기업들이 준비한 ‘과학문화산업밸리’가 나타났다. 산업밸리에서는 에듀테크, 과학교구메이커, 과학체험 관련 기업들이 준비한 ‘과학문화산업 체험전’이 함께 진행됐다. 참여한 기업들은 체험 콘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홍보를 통해 향후 판로를 개척했다. 과학의 대중화는 단순히 TV나 책, 강연만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과학축전에 참여한 기업들처럼 과학 대중화의 최전선에서 고전분투하고 있는 기업들이 함께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좀 더 걷다 보니 행사 측에서 마련한 다양한 부대 행사가 눈에 들어왔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과학 대중화의 핵심 키워드는 ‘소통’이다. 잘 아는 사람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과학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듣는 이의 눈높이에 맞추고 귀를 기울이는 것. 이에 맞춰 올해에는 행사의 주 대상층이던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 행사가 함께 진행됐다.
먼저 과학, 수학, 공학 분야의 주제를 가지고 3분간 강연을 하면서 대중과 소통하는 페임랩 올스타전이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역대 커뮤니케이터 간의 대결은 왕중왕전답게 화끈한 입담과 실력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했다. 또한, 어려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과학전문 팟캐스트 ‘과장창(과학으로 장난치는 게 창피해?)’의 공개 방송이 진행됐다. TED 형식으로 출연(연) 연구자들이 진행한 릴레이 강연과 과학기술·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연사들의 강연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200여 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온종일 쉬지 않고 둘러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도 행사장 곳곳에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올해에는 실내 행사장을 벗어나 일산 호수공원 한울광장에서 매일 밤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진행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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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가 준비한 재미있는 디지털 체험

ETRI는 이번 축제에서 ‘재미있는 디지털 체험’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스마트 시티 3번가에 입주했다. ETRI가 준비한 것은 4차 산업혁명 관련 농수산, 에너지, 의료, 국방 분야를 체험하는 가상현실 기술, 가상공간에서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술, 유명 화가 반 고흐의 기법으로 관람객을 유화로 그려주는 디지털 초상화였다.
두리번두리번, 스마트 시티를 배회하던 학생들은 ETRI 부스에 들어오자 호기심이 급격히 많아졌다. 특히 ‘공간 인식 및 증강 인터랙티브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다. 스마트패드에 직접 그린 물고기와 나비가 화면에 나타나고, 자신의 움직임과 터치에 따라 반응하자 아이들은 신기한 듯 이리저리 손을 휘두르며 동물들을 쫓았다. 체험 부스에 함께 마련된 강연장에서는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제4차 산업혁명과 IT 미래직업’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증강현실 체험과 강연을 들은 아이들은 디지털 초상화까지 하나씩 받아들고 기분 좋게 웃으며 부스를 떠났다.
연일 이어지는 더위에 지친 국민을 과학의 즐거움으로 위로한 과학축전. 매년 무료로 개방하는 행사이니만큼, 아직 참여해본 적이 없다면 내년 행사에는 가족과 함께 참석해 도심에서의 휴가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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