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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다채로운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

국립생태원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는 아프다. 하지만 그저 ‘아프다’라는 표현으로는 그 의미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매년 멸종 위기 생물들이 증가한다는 뉴스와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생태계 파괴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와도 그저 우리와 관계없는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양한 지구 생태계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이 없다는 것이다. 교과서와 뉴스에 실린 글과 이미지만으로는 살아 숨 쉬고 있는 지구의 다양한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남 서천군에 있는 국립생태원은 그런 우리에게 지구를 사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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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작은 지구, 국립생태원

지난 2013년 개관한 국립생태원은 한반도 생태계를 비롯하여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 등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한눈에 관찰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시아권역 최대의 생태 분야 대표기관인 국립생태원은 생태연구와 교육, 그리고 전시를 효과적으로 융합한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한가지 예로 최근에 국내 최초로 외국에서 도입한 ‘잎꾼개미’, ‘호주푸른베짜기개미’ 등을 선보인 「개미세계탐험전」을 개최했는데, 연구면 연구, 교육이면 교육으로 나뉜 일반적인 운영방식을 탈피한 융합형 전시로 많은 사람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국립생태원은 이러한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 생태문화 확산에 이바지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모든 구역에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기획전시와 체험이 준비되어 있어 특별한 볼거리·즐길 거리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금구리 구역, 저니구역, 스미 구역 등 모두 6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연구교육구역을 제외한 모든 구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전 세계의 기후대별 생태계까지, 살아있는 5,400여 종의 동·식물을 통해 생태계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다.
워낙 넓은 지역에 다양한 생태계가 조성됐기 때문에 모든 곳을 빠르게 돌아보고픈 관광객이라면 정문 매표소에서 서문 매표소까지 운영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천천히 움직이는 셔틀버스 위에 앉아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경을 맞이하는 것 역시 국립생태원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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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지구의 다양성을 즐기다

우리나라의 숲과 습지를 걷다 보면 국립생태원의 하이라이트인 ‘에코리움(ECORIUM)’이 나온다. 에코리움은 세계 5대 기후를 전시한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이하 5대 기후대관)과 매번 새로운 주제를 담은 기획전시실, 그리고 생태계와 그 보전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설주제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5대 기후대관에서는 각 기후를 대표하는 식물을 비롯해 어류, 파충류, 양서류, 조류 등 2,400여 종이나 되는 다양한 동·식물이 전시되어 있어 살아있는 생태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 내는 그동안 교과서에서만 보던 풍경을 직접 보고 만지는 학생들의 탄성과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전시관을 둘러보기만 했을 뿐인데, 벌써 지구를 한 바퀴 걸어서 다 둘러본 듯한 느낌이었다.

이외에도 입체영상과 함께 진동, 바람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4D 입체영상관, 어린이들이 생태도서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어린이생태글방, 다양한 생태교육이 이뤄지는 에코랩 등 에코리움에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이 준비되어 있었다. 많은 양의 프로그램과 전시를 효과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홈페이지 또는 현장 예약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는 생태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생태해설사의 생생하고 전문적인 설명을 곁들인다면 국립생태원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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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생태 체험관 ‘미디리움’

지난 4월 3일, 국립생태원 방문자센터 내에 개관한 미디리움은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체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에코리움과 더불어 국립생태원의 대표적인 전시체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미디리움에서는 생태계 보전, 멸종위기종, 환경오염 등 생태와 관련된 주제들을 동작인식, 증강현실(AR)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특히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에코 스케치’는 전통적인 색칠하기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로 대륙사슴, 하늘다람쥐 등 7종의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그려진 종이를 색칠한 뒤에 이를 스캔하면 대형 화면 속에서 동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구현했다. 자신이 그린 동물이 화면 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자 곳곳에서 아이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외에도 미디리움에는 콩주머니를 던져 외래종과 오염 물질을 제거하여 피라미, 각시붕어 등 우리 고유종을 보전하는 게임인 ‘에코 레인저’, 준비된 블록을 화면에 올려두면 동식물이 화면에 나타나 서로 먹고 먹히는 생태계의 먹이사슬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에코 블록놀이’ 등 9가지 콘텐츠가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글과 이미지가 아닌 직접적인 체험으로 생태 보전의식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었다.
그동안 이미지로만 봐왔던 다채로운 생태계를 직접 눈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담아내다 보니 벌써 한나절이 훌쩍 지나 있었다. 당장 지금이 아니라도 좋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사계절 내내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진 국립생태원에 방문해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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