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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0 · March 10 · 2017 · Korean

Focus  ______  박창민 ㈜그리드위즈 기술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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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 the Earth, Heal the Industry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에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낭비를 최소화하는 기술이 곧 자원이다. 더불어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튼튼해야 국가가, 나아가 지구가 튼튼하다. 이를 위해 기업을 돕는 ‘연구인력 현장지원 프로그램’에 화끈하고 과감하게 올인한 연구원이 있다. Heal the Earth를 꿈꾸는 기업과 한 몸이 되어 묵묵히 Heal the Industry를 실천하는 ㈜그리드위즈 박창민 기술상무를 만나본다

‘연구인력 현장지원’ 프로그램이란?

전문연구인력이 필요한 기업에 ETRI의 베테랑 연구원을 파견하여 기업을 돕는 프로젝트이다. 파견기간은 보통 1년에서 최장 3년까지이며, 연구원은 임금 100%를 지불한다. 기업은 억대 연봉의 고경력 과학자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원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애로사항(주로 기술적인 면)을 해결해줌과 동시에 현장에서 기술 사업화 과정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여기까지가 보통 ‘연구인력 현장지원’의 장점인데, 시너지가 그 이상이 될 경우 유익한 경험이란 차원을 넘어 서로가 산업을 쥐락펴락하는 핵심 멤버로서 성장할 수 있다. 박창민 책임연구원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박 책임은 1990년에 ETRI에 입소하여 근 20년 동안을 인터넷 라우터 등 통신시스템 개발과 사실 표준(de facto standard)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그는 2009년부터 스마트그리드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전력에너지와 IT와의 융합 서비스인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함으로써, 20년 동안 경험한 유무선 통신 기술과 인터넷 기술을 전력 에너지 융합 산업에 모두 활용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거센 파도를 몰고 올 융합의 잠재력을 정확히 예측한 것이다.
그러다 그는 에너지 분야에서 실제로 사업화를 경험해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본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그가 참여한 기업(그리드위즈)은 수요관리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3년 만에 연매출 100억 원을 돌파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 에너지 산업 시장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한 이 기업을 눈여겨보았던 그는 안식년을 포기하고 연구인력 현장지원 프로그램에 과감히 지원을 했다.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사물인터넷 칩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이 기업은 요소기술과 플랫폼을 함께 보유했으며, 박 책임과 함께 해당 분야의 시장 표준을 만들어 나간 선도 주자이다. 아이폰과 앱스토어, 아이튠즈로 구성된 생태계를 모두 갖추고 통신 분야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애플이 연상될 정도로, 그리드위즈는 국내에서 에너지 분야의 혁신기업인 셈이다.
궁극적으로 그는 ‘진정한 스마트그리드 실무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 연구인력 현장지원을 신청했고, 현재 기술력과 융합 산업 사업화 모두를 아우르는 시각을 가진 전문가로 거듭났다.

자신의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체 파견

그는 ‘한 분야에 최소 10년은 투자해야 진정한 전문가’라며, 10년이면 세상이 바뀌기 때문에 자신이 힘들게 연구해왔던 기술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ETRI에 27년째 근무 중인 그는 20년을 IT 분야에서 보낸 IT 전문가이자, 에너지 분야에서 현재 약 7년간 경험을 쌓은 상태에서 앞으로 기업에서 몇 년을 더 보내면 약 10년을 채우니 역시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에너지 기술과 IT의 융합을 실현시키기 위해 시장에서 온몸으로 상용화 현실을 체험하고 있다.
그는 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할까? 안주한다면 현재는 편하지만, 멀리 내다보았을 때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더불어 공학자로서 융합을 시도하며 신산업의 파이 자체를 키우는 것이 당사자뿐 아니라 관련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유익한 일이기에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술의 융합이 성공하려면 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식견이 중요하므로, 이미 전문가로 인정받은 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연구인력 현장지원 프로그램 참여로 전문 직무 능력을 활짝 꽃피워 보고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시간으로 삼고 있다. 또한 고용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책임감으로 열심히 일하니 시장의 첨예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그만의 비기(丕基)를 키우고 있다. 사실 ETRI 연구원으로서의 자격은 유지되기 때문에 돈 주고도 하지 못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게 그가 동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다.

다른 회사에 동화되는 노하우

요즘 그는 사람을 만나면 “그리드위즈 기술상무” 직위가 박힌 명함을 먼저 내민다. 남의 회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라는 마인드로 헌신했다. 그러한 노력으로 신뢰가 형성돼 그는 회사의 보직자들과 중요한 정보까지 서슴없이 공유하는 사이다. 하지만 선을 지키는 것이 그가 해당 기업과 앞으로 나아가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다. 연구소와 업체의 관계가 아니라 CEO와 직원의 관계로 CEO의 결정을 존중하며 방향을 제시하고,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는 빠지는 것)가 도움이 됐다. 물론 기업에서도 그를 특별 대우하는 데 공을 들인다. 특히 대표는 전체 임직원들 앞에서 그를 각별히 예우한다. 파트너가 아닌 ‘한 가족’이라는 동료의식이 형성됐고, 그가 오히려 친목 도모 행사인 힐링데이를 주도하며 가족 같은 기업 문화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그의 자신감은 실제로 기업에게 도움을 줄 때 강해진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처음 해보는 기술이지만 박 책임은 예전에 해보았던 과제일 경우가 많다. 기술 자문을 해주고 방향을 제시할 때, 27년간의 경력이 찬란히 빛을 발했다.
하지만 기업과 관계가 좋다고 해서 계속 파견 상태에서 일할 수는 없다. 1년 단위로 파견 성과를 평가하고 우수한 경우 연장이 가능하다. 파견 성과 기준은 3가지다. 첫 번째는 파견 회사의 매출 증가 여부, 두 번째는 파견 회사의 인지도 상승 정도, 세 번째는 파견 회사의 업무 대체 인력 정도를 살펴본다. 박 책임이 함께 했던 2015년 연말에 본 기업은 작년 대비 매출액 10배(13억⇒115억) 증가했다. 올해는 200억 매출이 예상된다. 인력 규모도 박 책임이 합류했던 2015년 4월 당시 12명에서 현재 38명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실리콘 밸리 내 미주 법인을 신설하고, 대구와 나주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규모도 커지고 있다. 그가 가장 도움을 준 부분은 파견 회사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기 위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한 것이다. 박 책임은 준 부분은 파견 회사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기 위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한 것이다. 박 책임은 2011년에 (에너지)수요관리 사업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전 국회의원에게 기술 지원을 했었고, 끝내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때 형성한 인맥 앞에서 그는 해당 기업의 기술력과 서비스를 홍보한다. ETRI와 박 책임이 가진 브랜드가 해당 기업을 빛나게 해주었고 더욱 신뢰를 줬다. 서로가 WIN-WIN하는 부러운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숲을 만드는 연구소와 나무가 되는 기업을 위해

박 책임의 가까운 목표는 현재 몸담고 있는 기업을 강소기업을 넘어 에너지 신산업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며, 멀리 국가적 차원에서는 친환경적이면서 모두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리드위즈의 기술은 원자력발전소 1개를 없애도 될 정도의 전력량 절감을 가능케 하는 대단한 SW 발전소 기술이다. 에너지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한 후, 전력 사용이 피크로 몰리는 시간을 피해 전력 에너지를 사용하라고 수요관리 고객들(삼성전자, 포항제철소, 현대자동차 등)에게 실시간으로 알리고 관리함으로써 몇 십 억씩 전기료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 수요관리 서비스는 특히 전력 소모가 큰 제철소, 공항, 자동차 회사 등 산업체에 유용하며 에너지를 절감한 비용이 수익이 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미 생산한 에너지를 100% 활용하자는 취지이기에 친환경적인 기술이다.
그는 산업체에서 나아가 최종적으로 각 가정 그리고 온 세상이 IoT로 연결돼 전체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비로소 수요관리 서비스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에너지의 과잉 생산이 아닌 에너지를 남김없이 활용하는 기술이 시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그리드위즈의 성과와 같은 모범적인 성공사례를 장려해야, 다른 기업도 도전할 수 있고, 전체 전력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환경을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는 공통된 목적으로 연구원으로서 에너지 분야의 숲을 만들고, 기업인으로서 나무를 키우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 우리나라 에너지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 그의 도전이 계속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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