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ENGLISH   vol.30 2015.01.09
스페이스
서울하면 이곳, 川과 林

길이라는 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고가며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청계천과 서울숲도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만들었다.
방치된 자연을 사람의 온기가 되살려
바쁜 일상으로 방전된 몸과 마음을 보듬어주는 문화 쉼터로 변화시켰다.
두 곳이 다시 태어난 지 올해로 10년, 그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다.

도심 속 오아시스, 청계천

서울 도심 한복판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청계천(淸溪川)은 ‘맑은 시내’라는 뜻이다.
조선왕조 이후 아낙들의 빨래터이자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이 곳은 해방 후, 1976년부터 콘크리트 덮개로 메워져 도로로 쓰였다.
장마철 홍수가 나면 생활 오수가 흘러 넘쳤고, 주변으로 빈민촌이 형성되면서 서울의 흉물로 여겨졌던 세월을 지나
2005년 10월 1일에 복원이 완공되면서 제 모습을 찾고, 서울의 명소가 되었다.
청계천은 길이 12km의 산책로에 다리 22개, 분수 12개로 이루어져있고,
그 중 동아일보사 앞 청계광장에서부터 신답철교 사이 5.8km가 산책로 구간이다.
물길이 돌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이 곳을 다녀간 누적인원만 1억 9천만 명이라고 하니,
청계천이 사람들에게 좋은 쉼터가 돼주고 있는 듯하다.

청계천은 역사를 간직한 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문화예술 공연의 터로도 자리 잡았다.
마침 청계천을 찾은 날,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밴드, 국악, 인형극 등 청계 광장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연이어 진행됐다.
담벼락에는 청계천의 10년 역사를 대변해주는 그때 그 시절 모습들이 전시돼있었다.
청계천은 도심 한복판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휴식처 역할 뿐 만 아니라, 생태 환경적으로도 순기능을 하고 있다.
복원된 청계천 주변 기온이 뚜렷하게 감소했고, 도시화의 고질병인 ‘열섬 효과’도 크게 줄었다고 한다.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따라 걸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속에서 가을을 만끽했다.

한국의 센트럴 파크, 서울숲

서울숲은 골프장, 승마장이 있던 뚝섬일대를 재개발하면서
영국 런던의 하이드 파크,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 버금가는 공원을 만들자는 취지로 조성돼 2005년 6월 18일에 문을 열었다.
약 35만 평의 드넓은 공원은 5개의 테마공원(문화예술공원, 자연생태숲, 자연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95종의 수목과 231종의 식물, 그리고 개미취, 구절초, 갈대 외 8종의 초화가 서식하고 있다.

서울숲 입구에 도착해 육교 다리를 건너, 공원 정문으로 향했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으로 펼쳐진 울창한 대나무 길은 이곳이 서울 한복판임을 잊게 했다.
또한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 자전거를 타고 숲길을 달리는 아이, 나무 그늘 아래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청년들까지.
사람들은 저마다 숲속의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호숫가를 가로질러 광장의 바닥 분수를 지나 숲속놀이터로 갔다.
푸른 녹음과 노란 낙엽이 어우러진 여름과 가을 사이, 그 찰나. 서울숲은 10월이 가장 예쁘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갤러리정원에서는 그동안 서울숲 10년의 추억을 사진으로 담은 ‘우리와 서울숲’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서울을 사랑하는 이유'가 되려면

도시의 자연환경을 넘어서 서울의 역사와 생태를 담은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청계천의 경우, 온전한 생태하천이 아닌 탓에 매일 한강과 지하에서 끌어 올린 물을 12t씩 대줘야 한다.
‘인공 어항’이라고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이런 인공 하천의 한계는 녹조 현상도 있다.
또한 ‘생태계 위해종’에 지정된 동식물들이 터를 잡고 있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얼마 전 서울시는 청계천을 주변 계곡수가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하는 자연형 하천으로 재 복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직선의 콘크리트 인공 하천을 곡선화 시키고 생태적으로도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소식이다.

강산이 변하는 데 필요한 세월 10년에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사람들의 노력도 수반된다.
그래야 살아 숨 쉬는 건강한 자연이 만들어진다.
올해로 10년을 맞은 청계천과 서울숲, 이 장소들이 더 특별한 이유는 사람과 자연, 문화가 어우러지는 친환경적 방식으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이 두 곳이 도심 속 재충전을 위한 쉼터를 넘어서 서울을 사랑하는 이유로 손꼽히길 기대해본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