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AI 7대 트렌드
- Beyond Perception
이승민·정지형
Insight Report 2019-57
2020년 AI 7대 트렌드
본 보고서의 내용은 연구자의 견해이며 ETRI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본 보고서는 ETRI 기술정책연구본부 주요사업인 ”ICT R&D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
경제 및 표준화 연구“를 통해 작성된 결과물입니다.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ecutive Summary
1
1. 또 다른 선택, 중국 AI
5
2. 새로운 국민주의, AI 내셔널리즘
8
3. 증강 분석과 다크 데이터
12
4. 연구의 방식을 바꾸는 R&D 혁신지능
15
5. 넓어지고 깊어지는 창작지능
18
6. 자율지능의 미래, AI 호문쿨루스
21
7. AI 칩이 정의하는 컴퓨팅 폼팩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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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ecutive Summary
지금을 제4차 산업혁명의 시기라 부른다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 그리고
AI일 것이다. AI 충격은 지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보다 더 큰 파고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화려한 미래에 취할 것이 아니라, 지난 250여
년의 산업혁명 역사를 통해 AI가 만들 변화의 넓이와 방향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일이다.
AI가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든다는 점
에서 과거의 산업혁명과 닮았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이 경제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와 강하게 중첩되는 현상이 처음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1) 특히,
AI는 ICT를 비롯한 과학기술 전체를 이끄는 슈퍼 범용기술로서 국제정치‧경제를 관통하며
거대한 파고를 만들고 있다. 단순히 ‘인식(Perception)’ 지능으로 여겨졌던 AI 기술혁신이
경제와 국제정치 질서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림 1
AI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의 파동2)
※ 출처: 저자 작성
이번 보고서에서는 AI 기술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미 있는 혁신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와 나아가서 국제정치 패권 질서를 바꿀 AI 확산의 파급력을 거시적으로 해석하였다.
[정치] AI 기술은 패권 변화의 새로운 동력이다
AI 기술적 충격은 세계 경제를 넘어 국제정치질서마저 흔들고 있다. 그 한가운데 중국이
있다. 기술 영역에서만 보더라도 AI는 주요 기술群의 중심이자 ‘데이터 가치사슬3)’의 최고
1) 지금까지 산업혁명과 국제패권은 기술과 경제, 또는 경제와 정치 부문의 메가트렌드가 중첩되어 비롯됨
2) Carlota Perez(2002), Technological Revolutions and Financial Capital: The Dynamics of Bubbles and
Golden Ages; ESPAS(2019), Global Trends to 2030: Challenges and Choices for Europe; Michael
Horowitz et al.(2018), Strategic Competition in an Era of Artificial Intelligence; ETRI (2019), 왜
‘국가’ 지능화인가?; ETRI(2018), 2018 글로벌 트렌드; 김은환(2019), 산업혁명의 숨은 주역들 등을 참고
3) 데이터의 수집→ 전달 → 축적 → 분석 → 활용에 이르는 관련 기술(5G, 반도체, 슈퍼컴퓨터, 로봇 등을
모두 포함) 및 제반 생태계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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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에 위치한다. 최근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 양상도 AI가 이끄는 데이터 가치
사슬의 경쟁이다. 중국 AI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데이터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
서도 자신만의 색채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AI 확산정책은 중국만
의 섬세하고 풍부한 데이터 가치사슬을 만들었고, 단기간에 미국과의 경쟁에서 기술력의
열세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다. 그러나 국가 주도 AI 성공모델은 기술경쟁을 넘어 강대국 간
헤게모니 경쟁으로 이어져 AI 내셔널리즘을 촉발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바야흐
로 AI 기술력이 국방력을 포함하여 국제정치질서를 결정하는 핵심 잣대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경쟁은 AI 내셔널리즘으로 부를 만한 국제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센스타임 등 주요 AI 기업들에 대해 소위 ‘AI 국가대표팀’이라는 지위를 부여
하며 국가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중국의 노력에 대해 미국은 중국 AI 주
요 기업들을 무역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하는 노골적인 경계 긋기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유럽은 공정한 조세와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명분을 통해 미국, 중국 등 AI 선도국들을 견
제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기업들의 수익이 아닌 매출에 세금을 물리는 구글세, 막대한 범칙
금 부여가 가능한 GDPR 규제 등은 유럽 연합이 미국, 중국의 세계적 AI 기업과 서비스들
에 대해 건설하는 장벽이다.
[경제] 기계지능의 출현은 생산하는 방식을 바꾼다
AI 경제시대에 생산성은 기존과 다르게 작동한다. ‘기술 변화의 겉모습은 빠르고 현란하
지만, 기술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된다’는 과거의 산업
혁명이 주는 교훈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AI와 경제성장의 관계를 극단적으로 바라보
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AI 기술이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구체적인 경로가 조
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AI는 어떤 형태로 생산성을 바꾸는가? 먼저, AI는 비즈니스 영역
에서 데이터 분석의 양과 질을 바꿔 노동생산성을 높인다. 이것은 증강 분석이 인간이 처
리하는 의사 결정과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특히, 정보 우주의 암흑물질로 불리는 ‘다크 데이터’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가
치를 창출하며, 투자의 방향마저 바꾸고 있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부분은 ‘R&D 혁신의 역설’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DeepMind의 AlphaFold를 비롯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R&D 혁신이 대표적이며, 이는
AI가 ‘지식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기술혁신이 연
구의 생산성을 바꿔 총요소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다.
한편, AI는 지금까지 ‘인식’과 정반대의 위치에서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간주되었던 ‘창
작’ 분야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것은 인간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며 노
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 가능성은 단순히 모방을 넘어 우
리가 꿈꿔왔던 인간을 넘어서는 ‘AI 설계자’일 수도, ‘AI 전략가’일 수도 있다. AI가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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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영역은 인간과 다른 시각에서 점점 넓고 깊어지고 있다. 그림 그리기, 소설 쓰기, 영화
시나리오 쓰기 등 AI가 진입한 창작의 영역은 다채롭다. 몇 마디 말을 배운 아이가 크레파
스를 들고 스케치북에 낙서를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AI에 기대하는 창작의 더 큰
가치는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 목표를 달성하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AI가 자유롭게
‘집’을 상상하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비용이라는 제한을 지키면서 ‘5인 가족이 안
락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설계해 주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고차원적 창작은 음성인식, 자연
어처리, 로봇동작제어, 자율주행차 등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은 추론‧제어 기능의 학습
이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각 분야 전문 지식이 통합될 때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러한 고차원적 지능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로 보여진다.
[기술] AI 기술은 물리적 세계(Bit to Atom)로 첫발을 떼고 있다
인간의 지능이 두뇌뿐만 아니라 우리 신체의 형태, 기능과 연관을 맺듯이 AI 역시 AI가
깃든 기계장치와 유기적 연관을 맺으며 발전해 나가고 있다. AI가 깃든 몸은 자동차, 드론,
로봇팔 등으로 확장되고 있고 이에 따라 AI는 새로운 능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익혀가고 있
다. 자동차, 드론의 조종법은 이미지인식에 기반해 작동하는데 로봇팔을 움직이는 AI인
Dactyl은 물리엔진을 이용한 시뮬레이션과 이미지인식을 함께 사용한다. Dactyl의 학습법
은 인간이 새로운 손동작을 익힐 때 우리 몸과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작업과 유사하다. 즉,
눈으로 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과 과거 경험에 기반해서 동작 과정과 결과를 머리 속으
로 상상하는 작업이 함께 일어나는 것이다.
AI 반도체라는 새로운 연산장치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GPU, ASIC, FPGA, 뉴로모픽칩
등 다양한 기술들이 경쟁하고 있다. 향후 AI가 구현되고 작동하는 지점은 글로벌 ICT 서비
스 기업의 데이터 센터와 스마트폰으로 양극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들은 고속화되
는 모바일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이런 추세를 인정한다면 AI 반도체의 미래 주류는 각각
프로그래밍 용이성, 연산속도라는 뚜렷한 장점을 가진 GPU, ASIC(또는 ASSP) 등이 병존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들은 느리지만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메가트렌드로 알려진
이들 힘은 미래라는 함수를 구성하는 핵심 변수와도 같다. 만약 이 변수의 속성과 이들 간
의 관계를 알 수만 있다면 미래는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처럼 불
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미래 예측은 더욱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어느 정도 이들 변수의 값
을 결정할 수 있고, 그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면, 미래는 예측 가능하고 통제할 수 있다.
AI는 지금의 시대를 정의하고 있는 기술과 경제, 정치라는 거대한 힘을 모두 관통하는
핵심 변수와도 같다. 정치, 경제, 기술 각 부분에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AI 혁명은 경제와
국제정치 패권과 부딪치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커지고 있는 미래의 불확실성은 기
술 변화의 속도가 만드는 가능성의 범위와 방향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다. 이번 보고서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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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기술·경제·정치 영역의 메가트렌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변화의 요체를 정확히 볼 수만 있
다면, 기술이 만드는 불확실한 미래는 우리에게 또 다른 가능성으로 다가올 수 있다.
보고서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는 ‘인식을 넘어서(Beyond Perception)’다. 이것은 ‘인
식’ 기술에서 시작된 AI 혁신이 기술 영역을 넘어 국제정치‧경제 변화를 초래할 만큼 파괴
력이 커졌다는 의미이다. 그뿐만 아니라, AI 기술 자체의 진화가 디지털 세계의 ‘인식’ 영
역에서 물리적 세계로 이동했고, 지능의 범위가 외부 세계의 ‘인식’에서 비즈니스 영역의
‘분석’과 ‘창작’ 그리고 R&D 영역의 ‘혁신’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표 1
주목해야 할 2020년 AI 7대 트렌드
구분
주요 내용
정치
또 다른 선택,
중국 AI
- 데이터 관점에서 자신만의 AI 색채를 만들기 시작한 중국은
강력한 AI 확산정책으로 단숨에 AI 2대 강대국에 진입
- 국가 주도의 AI 성공모델은 강대국 간 군비경쟁을 촉발
새로운 국민주의,
AI 내셔널리즘
- 중국이 자국 ‘AI 국가대표팀’에 대해 국가적 지원을 약속하자
미국은 이들을 무역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해 견제
- 유럽은 구글세, GDPR 규제 등을 통해 미국, 중국의 세계적 AI
기업과 서비스들을 견제
경제
증강 분석과
다크 데이터
- AI 기반의 증강분석은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노동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전망
- AI 기술발전은 다크 데이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
연구방식을 바꾸는
R&D 혁신지능
- 연구 투자 대비 생산성이 감소하는 R&D 혁신의 역설이 발생
- AI의 진정한 가치는 연구자로서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켜 지식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음
넓어지고 깊어지는
창작지능
- AI 적용 범위가 그림 그리기, 소설 쓰기, 영화 시나리오 쓰기
등 다양한 창작 분야로 확장
-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로봇제어, 자율주행 등이 고도화되고 각
분야 지식이 통합될 때 고차원적 창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
기술
자율지능의 미래,
AI 호문쿨루스
- 인간의 지능이 신체의 형태 및 기능과 연관을 맺고 있듯이 AI
역시 기계장치와 유기적 연관을 맺으며 발전
- AI가 깃든 몸이 자동차, 드론, 로봇팔 등으로 확장됨에 따라
새로운 능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학습
AI 칩이 정의하는
컴퓨팅 폼팩터
- AI에 특화된 연산장치로서 GPU, ASIC, FPGA, 뉴로모픽칩 등
다양한 기술들이 경쟁 중
- 뉴로모픽칩 상용화 시점 예측은 어려우며, 중단기적으로
프로그래밍 용이성, 연산속도라는 장점을 각각 가진 GPU, ASIC
(또는 ASSP) 등이 병존하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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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 다른 선택, 중국 AI
지금까지 세계의 과학기술은 ‘미국의’, ‘미국에 의한’ 혁명이었다. 그만큼 미국이 대부분
의 과학기술 분야를 주도하며 미래의 방향을 결정해왔다. AI 기술 역시 최강국은 미국이다.
그러나 중국 AI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기술과 산업
역량을 보유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은 미국과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AI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하나의 방향으로 가시적 목표를 향해 추격하는 단순한 전략에서 벗
어나 두 나라가 만든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그것은 기술과 경제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두 나라가 걸어가는 AI 발걸음을 주목하고 우리만의 AI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매우 비슷해 보이는 두 나라의 AI 기업과 연구영역, 그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의 또 다른 미래를 그리는 중국, 이제 우리는 하나의 방향을
향해 추격하는 단순한 전략에서 벗어나 두 나라가 만든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그림 2
미국과 중국의 주요 항목별 AI 활동량 비교
※ 출처: Stanford University(2019), Artificial Intelligence Index Report 2019. 참고하여 재작성
슈퍼 앱과 모바일 결제: 데이터 쓰레드의 완성
WeChat은 메신저 앱을 넘어 중국인들의 ‘생활 플랫폼’이 됐다. 금융, 결제, 쇼핑, 예약,
공과금 결제 등 거의 모든 생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해결하는 위챗은 대표적인 ‘슈퍼
앱’이다. 이것은 중국 내 Alipay, Meituan 등 ICT 기업으로 확산되었고, 이제는 다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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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복제되고 있다. AI 관점에서 슈퍼 앱이 파괴적인 이유는 실생활의 행동 흐름을 데이터
로 연결하여 수평적 흐름 즉, 데이터 쓰레드(thread)를 만들기 때문이다. AI가 스스로 소비
자의 욕구를 읽고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4) 슈퍼 앱의 탄생은 중국 기업들이 만
든 실세계와의 끈끈한 현지화 전략에 기인한다. 철저한 ‘시장 중심적’ 접근이다.
“슈퍼 앱이 파괴적인 이유는 실생활의 행동 흐름을 데이터로 연결하여
수평적 흐름 즉, 데이터 쓰레드(thread)를 만들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대부분의 슈퍼 앱은 소비자 지갑과 연동되어 있다. ‘China Internet Report
2019’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이용자는 8.3억 명(전체 인구대비 60%)으로 미국의 2.9억 명
(89%)을 훨씬 앞선다. 특히 모바일 결제 이용자 수는 5.8억 명(42%)로 0.6억 명(19%)인 미
국을 압도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실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비자 구매 행동의 정밀
한 지도를 보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은 데이터 쓰레드를 완성함으로써 데이터
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자신만의 AI 색채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은 데이터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데이터 쓰레드를
활용하여 중국 특유의 AI 색채를 내기 시작했다.”
기술실리주의: 기술과 시장의 공진화 정책
중국 기업들의 ‘시장 중심적’ 사고가 ‘데이터 쓰레드’를 완성했다면, 중국 정부의 ‘기술
실리주의적’ 접근은 ‘기술과 시장의 공진화 정책’을 낳았다. 중국 정부의 기술실리주의는
완벽한 기술이 완성되기 전이라도 제한된 환경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AI 제품과 서비스가
산업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쪽을 선호한다.5)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 시티 등이 대표적
이다. 산업 환경에 완전히 적응할 수 있는 기술이 완성된 후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들어가
는 미국식 접근과 달리 중국은 AI 기술과 시장이 공진화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이것이 가
능하게 된 배경에는 개인정보 수집과 공개에 관대한 국민 정서와 강력한 정부 의지가 맞물
려 빚어낸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정책은 최근 중국 정부에서 선정한 AI 오픈 플랫폼 15
대 기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AI 기술은 데이터와 함께 성장한다. 인터넷 세상의 인식영
역에서 시작된 딥러닝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이제 물리적 현실 세상에서 적용되기 시작했
다. ‘기술과 시장의 공진화 정책’은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4) 슈퍼 앱은 지극히 시장의 니즈로부터 만들어진다. 이것은 현지화 전략을 필요로 하기에 다른 나라로 확
산되는 과정에서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5) 리카이푸(2019), AI 슈퍼파워, 이콘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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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중국 AI 오픈 플랫폼 15대 기업
정부의 역할: 최상의 지휘자, 공급자, 소비자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에서 AI 국가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낸 나라는 찾기 어렵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뿐만 아니라 일관된 정책, 그리고
명확한 AI 발전 목표와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
를 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민간 중심의 자율적 성장을 유도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
만의 독특한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산업 분야별 국가 AI 대표기업을 통
해 오픈 플랫폼을 개발하여 확산의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국가 AI 기획을 지
휘하며 총체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둘째, 중국 정부는 AI 플랫폼 개발에 선정된 기업에
과감하게 개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얼굴인식 플랫폼을 개발하는 센스타임(SenseTime)은
범죄자 검거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20억 개의 얼굴 정보를 사
용하였으며 대부분은 중국 정부로부터 1억 7천 6백만 개의 감시 카메라 데이터를 통해 공
유받았다.6) 셋째, 중국 정부는 민간 기업이 개발한 AI 제품과 서비스의 최대 소비자로 AI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정부주도 AI 확산정책은 강대국 간 헤게모니 경쟁으로 이어져
AI 내셔널리즘 부상의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강력한 국가 주도의 AI 성공모델은 단순 기술경쟁을 넘어 기술·경제·데이
터 패권을 장악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강대국 간의 군비경쟁을 촉발
할 우려를 낳고 있다. 기술이 경제는 물론 국제정치 등과 강하게 동조하는 지금, AI 위상과
미래 가능성을 고려할 때 중국의 정부주도 AI 확산정책은 강대국 간 헤게모니 경쟁으로 이
어져 AI 내셔널리즘 부상의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 센스타임 회장(湯曉鷗, Xiaoou TANG)(2019.2.14.), From AI to AI+ : the Future is Now, 국회
강연자료.
분야 기업
분야 기업
분야 기업
자율주행
바이두
비주얼컴퓨터
이투커지
스마트공급망
징둥
스마트시티
알리바바
마케팅
마이닝램프
이미지감시
메그비
의료/헬스
텐센트
기초 SW/HW
화웨이
보안브레인
치후
음성인식
아이플라이텍
금융
평안보험
스마트교육
티에이엘
얼굴인식
센서타임
영상감시
하이크비전
스마트홈
샤오미
※ 출처: 언론기사 참고하여 재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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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로운 국민주의, AI 내셔널리즘
정치 이데올로기로서의 내셔널리즘은 ‘한 국가에 소속되어있다는 국민 정체성을 공유하
는’ 국민이 외부 간섭없이 스스로를 통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나라의 주권은 해당 나
라의 내부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논리다. 이 오래 묵은 논리가 AI라는 신기술 영역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자국의 AI 기술과 기업은 보호‧육성하되 경쟁국의 AI 역량 성장은
견제하는 것이다. 또한, 자국의 데이터를 이용해 다른 나라의 AI‧ICT 서비스 기업이 수익을
만들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각종 규제를 통해 간섭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AI 영역에서 자국의 데이터, 기술, 서비스를 보호하고 타국의 간섭과 영향력을
줄이려는 내셔널리즘 성향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AI 기술 특성이 편 가르기,
견제, 경쟁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연결과 공유에서 가치를 만들었던 인터넷과는 달리 AI는
인식과 판단에서 가치를 만들어낸다.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에 이미 들어와 있던 이는 새
로운 접속자를 반긴다. 네트워크 규모가 커질수록 자신의 효용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트워크는 확장을 지향한다. 인터넷의 확장 지향 덕분에 우리는 유사한 AI도 연결과 공유
를 강화할 것이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인식과 판단이 만드는 가치는 경쟁이 전제될 때
빛이 난다. 후각이 마비된 생쥐와 정상적인 생쥐가 미로 속의 치즈를 찾는다고 가정해 보
자. 미로 속에 생쥐 한 마리만 있다면 별 문제가 없다. 후각 유무와 상관없이 언젠가 치즈
를 찾아 먹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생쥐 두 마리가 같은 미로에 있다면 어떨까? 후각을 갖
춘 생쥐만 치즈를 먹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AI는 편 가르기, 견제, 경쟁 속에서 자라난다.
“AI 영역에서 자국의 데이터, 기술, 서비스를 보호하고 타국의 간섭과
영향력을 줄이려는 내셔널리즘 성향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이다. AI 기술 특성이 편 가르기, 견제, 경쟁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무역으로 드러난 AI 갈등
AI 기술을 선도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자국 AI 기술‧기업 보호에 여념이 없다. 중국
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른바 ‘AI 국가대표팀’이라 불리는 AI 오픈 플랫폼 15대 기업
을 지정해 민관 협동으로 기술 혁신과 기술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AI 국
가대표팀에 대해 ‘거래제한’이라는 답을 보내고 있다. 2019년 10월 미국은 센스타임, 메그
비, 아이플라이텍 등 중국의 대표적 AI 기업들을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인 ‘Entity List’에
올렸다. 화웨이, 하이크비전 등이 이미 포함되어 있던 리스트에 새로운 중국 AI 기업들이
추가된 것이다. 표면적 명분은 중국이 AI와 안면인식 기술로 소수민족을 감시하고 탄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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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업계는 중국 AI 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로 해석하고 있다.
AI 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양국 정부의 정책과 전략에서 이미
드러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2월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 유지(Executive
Order on Maintaining American Leadership in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행정명령
을 통해 미국 AI 기술 우위를 보호하고 중요한 AI 기술을 경쟁국 및 적대국으로부터 보호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함을 언급했다. 기술 혁신 촉진을 위한 통상적 방침과는 달리 자국
AI 기술이 국제 경쟁과 견제로부터 ‘보호’받아야 함을 보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중국 역
시 정부 정책 차원에서 AI 기술과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었다. 2017년
7월 발표한 중국의 ‘차세대 AI 발전 계획’에서는 2020년까지는 AI 전체 기술·응용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고, 2025년까지 일부 AI 기술·응용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며, 2030년
에는 미국을 넘어 세계 AI 혁신의 중심 국가가 될 것을 언급한 바 있다.7)
“AI 기술을 선도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자국 AI 기술‧기업 보호에
여념이 없다.”
유럽, 세금과 프라이버시라는 AI 경계선 치기
AI 부문의 국가 간 경쟁과 견제라는 측면에서 유럽은 일견 미온적이다. 하지만 유럽도
자국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는 않고 있다. 먼저 ‘구글세’라고 불리는 세금이다. 프
랑스 상원은 2019년 7월 11일 세계적 IT 대기업들이 프랑스에서 벌어들인 연간 총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프랑스에서 큰 돈을 벌
고 있지만 본사가 있는 국가에만 세금을 내는 행태를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세 법안은
지난 수 년간 유럽에서 입법 논의가 이루어져 왔는데 프랑스가 먼저 통과시킨 것이다.8) 프
랑스의 과감한 결정에 유럽 각국에서도 구글세 도입 논의가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이라는 프라이버시 보호 및 데
이터 보호 규제다. 2018년 5월 25일부터 적용된 이 규제는 ICT, AI 기업들이 다루는 사용
자 정보 보호에 있어서 사용자 동의, 기업 책임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CT, AI 기업들에 대한 유럽의 통제력을 강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2019년
1월 구글은 프랑스에서 GDPR 규제에 의거해 5700만 달러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9)
유럽은 AI, ICT 기술과 산업에 있어서 소비자의 입장이다. 거대한 AI‧ICT 기업들을 보
7) 한국정보화진흥원 (2017.9.29.), 중국의 인공지능 전략: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을 중심으로.
8) 이수진 외(2019.5.), 프랑스 정부, 디지털 기업 세금 부과에 앞장서다, 국토연구원, Planning and Policy.
9) 과학기술정책연구원(2018.12.21.), 유럽 개인정보보호법(GDPR)과 국내 데이터 제도 개선방안, STEPI
Insight, Vol. 227.
2020년 AI 7대 트렌드
10 ●●● 기술정책연구본부
유한 미국, 중국과는 다른 처지인 것이다. 유럽은 세금과 프라이버시라는 명분을 앞세워 타
국의 AI 기술 기업으로부터 유럽 경제권역을 지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은 세금과 프라이버시라는 명분을 앞세워 타국의 AI 기술 기업
으로부터 유럽 경제권역을 지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혁신적 신무기 AI를 바라보는 군사강국들의 시선
AI는 팔고 사는 재화에만 머물지 않는다. 혁신적 신기술은 언제나 신무기로 활용될 가능
성이 있다. AI를 살상무기로 사용하는 ‘치명적인 자율 무기 시스템(LAWS: Lethal
Autonomous Weapons Systems)’을 금지하려는 다국적 노력이 2019년 8월 제네바에서
열린 UN 고위급 회담에서 무산됐다. AI 무기의 완전한 금지를 바라지 않는 전통적 군사강
국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AI 무기는 아직 초기 단계 기술이며 선제적 금지는 불필요
하다는 입장이다.
AI 기술과 전통적 군사력에서 앞서가고 있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군사강국들은 각
자의 AI 국방력 확보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우선 미국은 제3차 상쇄전략(The Third
Offset Strategy)을 통해 AI와 인간, 무인무기와 인간이 협업하는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10) 제3차 상쇄전략의 핵심은 인간의 보조자로서 AI와 무인무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감시정찰, 정보분석, 무인무기조작 등 전체적인 국방 관련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AI를 보다 적극적으로 국방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군사전략
적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AI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
론 현재 기술 수준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이지만 적어도 AI의 역할을 인간의 보조자에
머물게 하는 미국의 전략과는 지향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11)
러시아의 경우에는 미사일 등 전통적 무기와 AI의 결합에 의한 군사력 강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AI를 전략적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무기의 성능 개선에
활용하는 현실적 방안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가장 유명한 무기 제조업체인
Kalashnikov는 AI가 표적을 선택하고 발사하는 고정식 기관총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이러한 기술은 새로운 수준의 AI 혁신 없이도 전투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
서 미국, 중국에 비해 현실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10) 김종렬(2016), 미국의 제3차 국방과학기술 상쇄전략에 대한 분석, 융합보안논문지.
11) Adrian Pecotic(2019.5.5.), Whoever Predicts the Future Will Win the AI Arms Race,
Foreignpolicy.com
12) Zdnet.com(2017.9.4.), 킬러로봇 현실화되나…러, '총쏘는 AI'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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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 핵무기 개발의 역사를 알고 있다. 과학지식의 혁신이 강력한 무기로 이어지
면서 세기의 정치‧군사‧경제의 판도를 바꾸었다. 현재로서는 AI 기술 혁신이 어디까지 다다
를 것인지, AI의 군사적 활용이 어떤 결과를 나을 것인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군
사강국들의 AI 관련 군사기술개발 전략이야말로 국가 간 AI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문이라
는 점은 분명하다.
“신기술은 신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AI가 치명적인 무기로써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려는 다국적 협의 노력은 무산됐다.”
새로운 국민주의
디지털 노마드(Nomad)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연결이 낳은 가치는 개방과 편재였다. 디
지털 노마드들에게 ‘국민’이라는 개념은 낡은 것, 비효율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AI 시대의
가치는 개방이 아니라 ‘집중’에서 나온다.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진 자, 흩뿌려진 무의미한
데이터 편린들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만큼 진보한 AI 기술을 가진 자가 승리한다. AI
기술은 떠도는 노마드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노마드들은 중앙을 차지한 자에게는 ‘소비자’
일 뿐이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 구심점이 AI 영역 내에 형성되어 있다. 우리가 구글과 안드로
이드 플랫폼에서 일상을 살고 의사소통하며 생산‧소비 활동을 한다면 우리는 미국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위챗, 웨이보로 교분을 나누며 알리페이로 일상 재화를 사
들인다면 우리는 중국이라는 축에 매인 것이다. 인터넷의 공유, 연결 지향에 취한 우리는
타국의 기술‧서비스를 사용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AI 선도국들은 알고 있다.
AI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혁신적 AI 신기술, AI 서비스로 벌어들인 돈이 자신들의 국경
바깥에서 안으로 흘러 들어오게끔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 국경은 똑똑하고
강력한 무기로 지켜야 한다는 것까지 말이다. 이렇게 AI 시대의 새로운 국민주의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AI 선도국들은 알고 있다. AI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혁신적 AI 신기술,
AI 서비스로 벌어들인 돈이 자신들의 국경 바깥에서 안으로 흘러
들어오게끔 해야 하며, 그 국경은 똑똑하고 강력한 무기로 지켜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2020년 AI 7대 트렌드
12 ●●● 기술정책연구본부
3 증강 분석과 다크 데이터
AI는 ‘데이터 분석’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첫째, AI는 데이터 분석
과정에 관여하여,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할 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에
게 통찰력을 제공한다. 둘째, AI는 지금까지 컴퓨터가 분석할 수 있었던 데이터의 종류와
범위의 한계를 없애고 있다. 빅데이터와 차원이 다른 ‘다크 데이터(dark data)’가 AI 기술
로 인해 새로운 정보 자산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AI는 분석의 방법을 한 차원 끌어올림
으로써 분석 대상이 되는 데이터의 범위를 대폭 확장했다. 결과적으로 AI는 우리에게 지금
까지 볼 수 없었던 전혀 다른 분석 결과를 제공하고, 세상의 모든 데이터로부터 의미 있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AI가 데이터 분석의 양(범위)과 질(결과)을
바꾸고 있다는 의미다.
AI가 만든 분석의 새로운 물결: 증강 분석
증강 분석(Augmented Analytics)은 AI 기법13)을 사용하여 자동으로 데이터를 준비하
여, 데이터로부터 통찰력을 발견하고, 해석하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14)
표 3
분석 방법의 진화
Gartner는 증강 분석이 최근까지 기업 데이터 분석을 주도한 시각화 플랫폼의 다음 단
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강 분석이 디지털 비즈니스에서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
은 데이터 분석 방법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의 복잡성으로 인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기존 분석 방법으로는
13) 특히 대화형 인터페이스,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Q(Natural Language Query),
NLG(Natural Language Generated) 분석 기법이 사용됨
14) Gartner(2018.10.31.), Augmented analytics is the future of data and analytics.
Semantic Layer-
Based Platforms
⇨
Visual-Based Data
Discovery Platforms
⇨
Augmented Analytics
- IT 주도 설명
- 사전에 정의된
사용자 상호 작용
- IT 모델 데이터,
전통적인 데이터
통합
- 데이터 요약 제공
- 사전에 정의된
데이터와 질문 대상
- Biz. 주도 설명과 진단
- 자유로운 형식의
사용자 상호 작용
- 최적의 시각화
- 구조화 데이터, 개인
데이터, 모델링되지
않은 데이터 사용
- 사전에 정의된
데이터와 질문 대상
- AI 주도 자동 설명, 진단, 예측, 처방
- 인간의 이해와 행동을 극대화하는데
중요한 통찰력 제공
- 대화 분석: NLP, NLQ, LNG
- 연관패턴 자동시각화 제공
- 다양한 앱에 내장되어 사용자 대화
문맥 이해 및 의견 제안
- 새로운 연관 데이터 소스 자동 검색
- 공개 데이터 및 질문 대상
※ 출처: Gartner(2018) 참고하여 재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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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한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증강 분석은 분석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뿐만 아니라,
알고리즘 스스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우리에게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노동생산성을 높인
다. 이로써 데이터 과학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데이터 분석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분석
의 민주화’를 실현하게 된다15).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 복잡성은 기존 분석 방법의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 증강 분석은 스스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우리에게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노동생산성을 높인다.”
한편, 증강 분석은 조직의 의사 결정뿐만 아니라 사용자 상황을 이해하고 개인 결정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Gartner에 따르면, 2020년까지 분석 가능한 질문의 50%가 검색,
자연어처리, 음성인식을 통해 이루어지거나 자동 생성될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AI 스
피커와 같은 대화형 앱에 내장되어 개인별 대화 맥락을 이해하고 의견을 제안하는 것도 가
능해진다.
정보 우주의 암흑물질: 다크 데이터
Gartner는 ‘다크 데이터란 조직이 정기적인 비즈니스 활동 중에 수집, 처리 및 저장하
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목적(예: 분석, 비즈니스 관계 및 직접 수익 창출)으로 사용할 수 없
는 정보 자산’으로 정의했다.16) 다크 데이터가 전체 데이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발표 기
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 사업 목적으로 사용된 데이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압
도적인 규모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왜 다크 데이터를 사용되지 못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분석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 기술 발전은 다크 데이터에 새로운 가치를 부
여하기 시작했다. 2017년 5월, Apple이 다크 데이터 분석 기업 ‘Lattice Data’를 2억 달러
에 인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세계 시장기관을 중심으로 다크 데이터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
고 있다. Accenture17)는 기업이 개인 의료 지출 거래내역, 소셜 미디어 및 위치 데이터 등
의 다크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초개인화(hyper-personalized) 건강관리
서비스로 인한 경제적 이득을 추정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경우 다크 데이
터 활용으로 직원들의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을 줄임으로써, 2018년부터 2030
년까지 누적 경제적 이득이 약 2천억 달러(미국 의료비의 약 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5) Gartner(2019.10.21.)에서 발표한 2020년 10대 전략기술(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0) 가운데 하나인 ‘전문성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Expertise)’에서 제시한 4대 분야의 민주화
(데이터 및 분석의 민주화, 개발의 민주화, 설계의 민주화, 지식의 민주화)의 ‘데이터 및 분석의 민주화’에 해당
16) https://www.gartner.com/en/information-technology/glossary/dark-data
17) Accenture(2018.9.7.), Value of data: Embracing dark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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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소셜 미디어 정서, 위성 사진, 공급망 물류 등 지금까지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다크 데이터가 머신러닝 등 최신 분석 기술과 결합하면 미래 투자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18) 사용하는 데이터 유형에 따라 투자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먼
저 이들 데이터에 접근하여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은 미래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요컨대, 다크 데이터와 AI 분석 능력은 ‘투자의 지능화’를 이루게 된다.
“정보 우주의 암흑물질, 다크 데이터는 기업들의 정보 자산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무수히 많은 센서와 네트워크로 연결된 초연결사회에서 비문자 정보를 포함한 다크 데
이터는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모든 경제 활동에서 포착되고 활용될 수 있다. 초연결사회
에서 경제의 디지털화가 심화 될수록 정보 우주의 암흑물질인 다크 데이터는 AI 기술의 발
전과 함께 그 가치가 수면 위로 조금씩 드러날 것이다.
분석, 데이터 그리고 AI
AI는 ‘인식’을 넘어 ‘분석’에 있어서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시작했다.19) 분석할 수 있
는 데이터의 범위도 정형·비정형, 문자·비문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분석을 위한 데이터의
종류와 범위의 한계를 없애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AI는 디지털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
한 주체로써 인간의 의사 결정을 돕고 통찰력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지금까지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한다면, 어쩌면 미래의 분석과
데이터 효능은 기술이 아니라 정책이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술의 산업적 가능성과 별개로 정보의 수집, 저장, 접근 등 ‘데이터 가치사
슬20)’의 형성과 활용을 가로막는 장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
AI 확산속도는 사회적 수용성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한다면, 어쩌면 미래의 분석과 데이터 효능은 기술이 아니라 정책이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정책에는 국내 산업뿐만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에서 ‘데이터 가치사슬’ 관점의
데이터 자원 보호를 포함해야 한다. 자국 내 기술 규제가 국익을 위한 경제적 규제의 논거가
되는 현실에서 분석과 AI 기술은 데이터 패권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18) Tom Coughlin(2017.6.24.), Analysis of dark data provides market advantages, Fobes.
19) 지금까지 비즈니스 분석 영역은 AI 영역으로 간주되지 않았으나, AI가 이런 영역마저 바꾸고 있음
20) 본 보고서에서 사용한 데이터 쓰레드(thread)가 개인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라면, 데이터 가치사슬은
산업 또는 기업 전반의 활동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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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의 방식을 바꾸는 R&D 혁신지능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반세계화의 움직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저성장에 대한 우
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향후 10년간 잠재성장률은
1.4%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21) 이것은 투자 저하로 인한 자본축적 감소, 고령
화로 인한 노동생산성 감소, 총요소생산성(TFP) 약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식이 지금까지 해 왔던 ‘요소투입형’ 양적 투자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하여, 최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유망 영역에 집중하자는 것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
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경제성장과 생산성이 장기간 감소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혁신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성과 R&D
최근 경제학자이자 ITIF 창립자인 Atkinson22)은 지금의 미국 정부 R&D 투자는 생산성
을 향상시키는 기술 발전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생산성 향상을 이끌 유망한
분야의 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도록 정부 투자전략이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R&D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상위 목표는 생산성 향상이며, 이것이 정부의 새로운 미션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그가 지목한 대표적인 R&D 분야로 AI, 로봇,
자율주행교통시스템, 재료과학, 생명과학 등이다. 정부는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
써 노동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23) 대부분이 AI와 직·간접으로 관련
이 된 분야들로, Atkinson의 주장대로 이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는 어느 정도 노동생산성
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망기술 자체에 대한 R&D 투자만으로는 R&D 혁신이 고
갈되어 가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듯하다. 지금까지 인간을 중심으로 사고해
왔던 혁신의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24)
“약물발견, 반도체 발전, 의료 혁신, 농작물 수확량 개선 등 많은 과학
기술 분야에서 혁신의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21) 세계은행(2018.1.), 2018년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
22) Robert D. Atkinson(2019.9.), Why Federal R&D Policy Needs to Prioritize Productivity to
Drive Growth and Reduce the Debt-to-GDP Ratio, ITIF.
23) 노동생산성이 매년 1.4%씩 증가할 경우, 미국 GDP 규모는 2049년 30조 8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3.4% 성장할 경우, 2049년에는 56조 5천억 달러이 이를 것으로 전망함
24) MIT Technology Review(2019.2.15.), AI is reinventing the way we in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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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요소생산성 감소: R&D 혁신의 역설
1970년 이후 경제성장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 Gordon은 지난
100년에 비해 기술혁신 역량 부족으로 인한 총요소생산성 저조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
다.25) 혁신과 기술진보의 속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 투입량에
비해 생산량이 얼마나 빨리 늘어나는지를 측정하는 척도다. 1970년 이후로 총요소생산성은
1920년부터 1970년까지 이룩한 결과의 3분의 1 정도밖에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보
다 중요한 사실은 기술혁신을 위한 R&D 투자는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요소생산성
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1930년 이후 연구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
지만, 총요소생산성은 오히려 감소하는 ‘혁신의 역설(Innovation Paradox)’이 발생하고 있
다.26) 이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며 특히 기초과학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약물발견, 반도체 발
전, 의료 혁신, 농작물 수확량 개선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에 대한 투자는 급격하게 증가하
고 있지만, 이로부터 발생하는 보상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27)
“데이터 복잡성에 가장 강한 강점을 보이는 AI는 연구자로서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지식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AI의 진정한 가치: 지식 생산성 향상
‘혁신의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유망 분야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 기반 R&D 혁신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5년 Hinton 등이 발표한 논문28)에서는 ‘고차원적
데이터에서 복잡한 구조를 발견할 수 있는 딥러닝의 능력을 화학과 재료 연구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이터 복잡성’을 다루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AI가 연
구자로서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지식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분야의 데이터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면서, AI가 R&D 혁신
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Cockburn을
비롯한 경제학자들은 AI가 발명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연구개발 조직의 본래 성격을
재편함으로써 연구개발의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29) 지금까지의 R&D 혁신
25) Robert A. Gordon은 2013년 Brynjolfsson과의 토론에서 당면 문제는 혁신적 기술에 의한 고용
감소가 아니라 불충분한 기술혁신으로 인한 경제성장의 정체임을 역설
(http://blog.ted.com/the-future-of-work-and-innovation-robert-gordon-and-erik-brynjolfsson-debate-at-ted2013/)
26) Nicholas Bloom et al.(2017.9.20.), Ideas aren’t running out, but they are getting more
expensive to find. (published on VOX, CEPR Policy Portal, https://voxeu.org)
27) 오늘날 반도체 칩 밀도를 두 배로 높이려면 1970년대 초와 비교했을 때 18배가 넘는 연구자가 더
필요하고, 농작물 수확과 관련한 연구에서 생산성은 매년 약 5%씩 감소하고 있다.
28) Yann LeCun, Yoshua Bengio & Geoffrey Hinton(2015.5.28.), Deep learning, Nature, Vol.521.
29) Cockburn et al.(2019), The Impact of Artificial Intelligence on Innovation: An Explor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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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개인의 창의성, 집단지성, 방법론 등 사람 중심으로 진행되어왔으나, 앞으로는 AI가 연
구자로서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과학 연구의 방식을
바꿀 수 있다면, 자율주행자동차나 의료에 사용했던 AI를 뛰어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AI
의 진정한 가치는 여기에 있다.
AI가 이끄는 과학
최근 국내 연구진은 AI를 이용하여 원전사고 예측에 300시간을 1초로 단축했다는 결과
를 발표했다.30) 사고대응, 국방, 지구과학31), 천문학32), 우주탐사 등의 기초과학 분야에서
도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의학, 신약, 화학, 신소재 등 화학 분야의 혁신
적 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구글의 딥마인드에서 신약개발을 위해 개발한
AlphaFold33)가 단백질구조 분야 월드컵으로 알려진 CASP(Critical Assessment of
Structure Prediction)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이 분야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34). AI가 기초과학 연구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
히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딥러닝이 보여준 비인간적 상상력이라면
‘신물질 발견의 민주화’를 실현할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어쩌면 비즈니스 영역에서 분석의
혁신을 넘어 과학 영역에서 발견과 발명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AI라는 새로운 도구가 유일
한 희망일 수 있다. 미래를 바꿀 기초과학 연구에서 새로운 과학적 발견으로 전환될 데이
터의 규모는 이미 인간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표 4
신약 및 신소재 개발의 혁신을 이끌 AI 시도들
Analysis, Chap. 4 in The Economics of Artificial Intelligenc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30) https://hellodd.com/?md=news&mt=view&pid=69488
31) Markus Reichsein et al.(2019.2.14.), Deep learning and process understanding for
data-driven Earth system science, Nature, Vol.566.
32) Brant Robertson(2019), AI in Astrophysics: Applying Artificial Intelligence and Deep
Learning to Astronomical Research, GTC 2019.
33) Deepmind(2018.10.2.), AlphaFold: Using AI for scientific discovery.
34) Deloitte Insights(2019), Intelligent drug discovery.
신약개발(Atomwise)
신약개발(Deep Genomics)
신소재개발(Kibotix)
-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작은 미세 약물 분자를
찾기 위해 빅데이터와
신경망 활용
- 이것은 바람직한 효능을
가진 분자를 식별하는
것으로 약물 발견의
중요한 첫 단계이기에
매우 혁신적 작업임
- 유전자 질환을 치료할
올리고핵산염 분자를
찾는 AI를 개발
- 올리고핵산염은 신경
퇴행성 및 대사성
장애를 포함하여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될 수 있음
- 새로운 재료와 화학물질을 찾고
개발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공학과 AI 협력을 연구
- 새로운 재료를 개발하는 데는
10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며 이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면, 이러한
방법은 기후 변화와 같은 전
지구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
※ 출처: MIT Technology Review(2019)
2020년 AI 7대 트렌드
18 ●●● 기술정책연구본부
5 넓어지고 깊어지는 창작지능
인간이 인간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세상에 없던, 무언가 멋진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그런데 이 영역에 AI가 발을 들이밀고 있다. 이미지를 인식하는 딥러닝 알
고리즘, 언어를 번역하는 알고리즘을 넘어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작’하는 AI를 개발한다는
소식들이 눈에 띄고 있다. 딥드림,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등 AI 방법론
들은 학습 데이터 셋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데이터 덩어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것
도 사람이 보기에 그럴싸한 이미지, 텍스트를 말이다.
AI가 만들어내고 있는 ‘새로운’ 창작물이 인간에게 놀라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상
생활과 비즈니스에서 ‘쓸만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구심이 남아 있다. 인간이
아닌 기계가 만든 창작물의 쓸만함에 대해 논한다는 것 자체가 혁신 기술의 가능성을 더해
주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인간이 인간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세상에 없던, 무언가
멋진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그런데 이 영역에 AI가 발을 들이
밀고 있다.”
AI가 만들어낸 그림, 소설, 영화
2015년 구글은 기괴한 디지털 이미지를 생성해내는 프로그램 ‘딥드림’을 공개했다. 딥드
림은 이미지인식 신경망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신경망이 과거 인식한 수많
은 이미지들의 특징을 추출, 재구성, 시각화하도록 함으로써 새 이미지를 ‘창작’하도록 한
것이다. AI가 무엇인가를 ‘창조’하도록 하는 선구적인 시도였다.
2018년 8월 국내에서는 AI가 쓴 소설만을 위한 공모전이 열렸다. 최고의 작품은 AI 스
타트업이 출품한 로맨스 소설이었다.35) 이에 앞서 2016년 일본에서는 니혼게이자이 신문
이 주최하는 ‘호시 신이치 SF 문학상’ 공모전에서 AI가 쓴 단편소설이 1차 예심을 통과해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해당 작품의 작가가 AI라는 사실을 눈치재지 못
했다고 한다.36)
2016년 4월 영국의 SF 영화제 Sci-Fi London film festival에 ‘벤자민’이라는 신인 시
나리오 작가가 한 명 등장했다. 벤자민은 영화감독 오스카 샤프와 AI 연구자 로스 굿윈이
만든 AI 프로그램이었다.37) 출품된 작품은 개연성 부족을 지적당하면서 수상에는 실패했
35) 조선비즈(2018.8.17.), 이름·직업 입력했더니 소설이 '뚝딱'…KT, AI 소설 공모전 시상식 진행.
36) 사이언스타임즈(2019.11.24.), AI, 스토리텔링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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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러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오스카 샤프 감독과 로스 굿윈은 벤자민과 함께 두번째 작
품 ‘It’s no game’을 만들었다. 이 두 번째 영화의 내용은 파업한 시나리오 작가들을 대신
해 벤자민이라는 이름의 ‘AI’가 시나리오 작가 역할을 맡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AI가 만들어내는 그림, 소설, 영화는 심층신경망이 단순한 인식 기계에만 머물지 않고
‘창작’하는 기계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기들도 부모 얼굴을 알아보고 몇마디
말을 익히고 나면 의미모를 단어들을 지어내고 마침내 낙서를 시작한다. 부모는 뜻모를 아
기의 말소리와 그림을 보며 내심 ‘우리 아이는 천재가 아닐까’하는 공통된 오해를 시작한
다. 이런 일이 AI에게도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가 말을 배우는 아기에서 크레파스
를 쥔 아이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AI가 만들어내는 그림, 소설, 영화는 심층신경망이 인식 기계에만
머물지 않고 ‘창작’ 기계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AI, 아이에서 어른으로
창작하는 일은 그림, 소설, 영화 시나리오와 같은 예술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간
이 오랜 교육, 훈련 기간을 거치면서 익히는 기량의 대부분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
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 기량은 대개 한정된 자원을 이용하고 전 세대의 모범을 존중하되
일부분은 변형하는 과정을 통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관계되어 있다.
AI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회자된다. ‘딥러닝은 우리집 아이가 잘 하는 일들을
잘 하고, 우리집 아이가 잘 못하는 일은 잘 못한다’라는 말이다. AI는 사진에 담긴 사물의
이름을 맞추는 일은 잘 하지만 2019년 크리마스 시즌을 위한 상품 기획은 잘 못한다는 의
미다. AI가 로맨스 소설을 서툴게나마 썼지만 일자리 부족 문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AI에게 기대하는 더 큰 가치는 후자, 현재 AI가 잘 수행하지
못하는 고차원적 창작 능력에 관련되어 있다. 콘크리트, 철근, 벽돌, 목재를 이용한 5인 가
족용 집의 설계, 암환자 A씨를 위한 새로운 항암치료 방법, 더 많이 팔릴 목도리를 위한
새로운 재질과 문양 등 우리의 요구는 무한히 다양하다.
다음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의 AI가 ‘학습’하는 과정은 입력 데이터 X와 데이터에
대한 레이블 즉, 출력 Y를 연관짓기 위한 신경망 레이어간 상관관계 W를 찾는 것이다. ‘인
식’의 과정은 학습으로 찾아낸 W를 바탕으로 새로운 X가 무엇인지 즉, Y를 알아내는 것이
다. 딥러닝은 무수히 많은 데이터로부터 학습하여 최적의 W는 찾고, 이것으로부터 Y를 출
력하는 인식 능력에 있어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것이다. 집의 외양, 내부 구조 등의 이미
37) 조선일보(2018.6.14.), 창의성은 과연 인간의 전유물인가…'인공지능 콘텐츠 혁명'.
2020년 AI 7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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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보고 집이라는 객체를 인식하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가 AI에 기대하는 더 큰 가치와
기능들은 ‘창작’에 가깝다. ‘5인 가족이 안락하게 사는 집’을 창작하는 과정은 기존에 학습
하여 인식한 수많은 집이라는 Y로부터 집의 외양, 내부 구조, 재료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X를 만드는 것이다.
그림 3
AI의 학습, 인식, 창작 과정의 비교
※ 출처: 저자 작성
현재 GAN은 호텔 방의 이미지를 학습해가면서 진짜와 매우 유사한 새로운 호텔 방 이
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진짜와 유사한 이미지가 아니라 ‘안락
한’, ‘저렴하지만 만족스러운’, ‘고급스러운’ 등의 특성을 가진 새로운 호텔 방의 인테리어
기획안이다. 이러한 고급 지능의 발현이 단순한 이미지인식의 응용 또는 GAN의 확장을 통
해서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로봇동작제어, 자율주행차 등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은 추론‧제어 기능 학습이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각 분
야 전문 지식이 통합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러한 고차원적 지능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로 보여진다. 이미지인식, 자연어처리, 통번역, 자율주행 등에
만 매몰되어 AI가 줄 수 있는 더 큰 가치에 대해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다.
“고급 지능은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은 추론‧제어 기능 학습이 이루어지고
축적된 각 분야 전문 지식이 통합될 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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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자율지능의 미래, AI 호문쿨루스
체화된 인식(Embodied Cognition), 체화된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이라는 개념이
있다. 지능이 두뇌뿐만 아니라 신체의 형태, 기능과 연관을 맺고 있다는 개념이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생각하는 능력은 어쩌면 우리가 열 개의 손가락을 가졌기 때문에 발달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한편으로는 인간의 입이 물어뜯기 보다는 다양한 발음에 능한 것
은 유려하게 말하는 능력이 적을 물어뜯어 죽이는 능력보다 더 높은 경쟁우위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기도 하다. AI 역시 인간의 지능처럼 AI가 깃든 몸, 기계장치와 유기적
연관을 맺고 발전해 나가고 있다. AI가 깃든 몸은 자동차, 드론, 로봇팔 등으로 확장되고
있고 이에 따라 AI는 새로운 능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익혀가고 있다.
“인간의 지능은 두뇌뿐만 아니라 육체의 다양한 형태, 기능과 연관을
맺고 있으며, AI 역시 AI가 깃든 몸, 기계장치와 유기적 연관을 맺으며
발전해가고 있다.”
이미지인식에 기반한 자율행동 기계들
이미지인식에서 시작된 딥러닝은 이제 운전을 거의 다 배운 것 같다. 자율주행차는 시제
품 단계를 벗어나 양산과 상업 서비스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시에
서는 2018년 12월부터 Waymo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Uber, GM, Volvo,
Audi 등 자동차 관련 업체들은 2020년 또는 2021년에 자율주행차의 양산, 상용화가 이루
어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AI는 공중을 나는 비행체도 조종한다. NVIDIA는 2015년 드론에서 사용가능한 저전력,
경량 기계학습용 칩셋 Jetson TX1을 발표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윙 프로젝트’를 통
해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스스로 나무, 건물, 전력선 등을 피하면서 비행하는 AI 드론
을 개발하고 있다.38) 드론 회사 DJI는 자율비행을 위해 Microsoft와 제휴를 맺었고 2018
년 Microsoft는 DJI 드론 제어를 위한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내놓았다.39)
로봇 청소기도 이미지인식 AI 덕분에 인기 가전제품이 되었다. 센서를 이용해 바닥, 벽,
천장, 가구를 인식하고 효과적인 청소 경로를 찾게 된 것이다. 기능 향상과 안정화 덕분에
2016년 20억 달러였던 로봇 청소기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에는 3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38) https://x.company/projects/wing/
39) enterprise.dji.com, “DJI and Microsoft partner to bring advanced drone technology to the
enterprise”
2020년 AI 7대 트렌드
22 ●●● 기술정책연구본부
긴 기간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탄생한 AI, 딥러닝이 가장 먼저 효용을 보인 응용처가
이미지인식이며 이에 기반한 자율주행차, 자율비행드론, 로봇 청소기 등 기계들이 본격적으
로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연구자들은 더 복잡한 기계 동작에 AI를 응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인간 신체 중에서 가장 정교하게 움직이는 부분, 바로 팔과 손에 해당하는 기
계를 제어하기 위한 AI 개발에 대한 도전이다.
이미지인식이 아닌, 행동인식에 기반한 자율동작 AI
자동차, 드론이 이미지인식 AI를 활용해 스스로를 조종하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조금
더 복잡한 동작을 학습하는 새로운 AI가 만들어지고 있다. 2018년 미국의 비영리회사
OpenAI는 로봇팔을 움직이는 AI, Dactyl을 공개했다.
그림 4
Dactyl에 의해 움직이는 로봇팔
※ 출처: www.openai.com
Dactyl AI는 손바닥 위에 놓인 육면체를 손가락으로 움직여 육면체 윗면에 특정한 문양
이 보이도록 한다. 이전에는 정교한 수리적 모델을 구성해 동작을 학습시켜왔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Dactyl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Dactyl은 카메라를 통해 5개 손가락 위치와
육면체 모양을 인지했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동작 전에 다양한 손가락 동작의 결과를 시
뮬레이션 해본다는 점이다. 단순한 물리엔진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반복해 다음
손가락 동작을 결정하는 것이다. 가상실험과 실제 동작을 병행하는 전략은 성공적이었고,
마침내 Dactyl은 인간의 가르침 없이 육면체를 조작하는 동작을 스스로 익혔다.40)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손동작을 익히려 했다는 점과 이미 성숙한 이미지인식 알고리
즘을 적극적으로 응용했다는 점, 이 두 가지가 Dactyl이 이룬 작은 성공의 원인이 아니었
을까? Dactyl과 인간은 움직임을 눈으로 보면서, 그리고 움직임의 결과를 상상하면서 정교
한 손동작을 익힌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이미지인식 알고리즘이 max pooling 등을 통해
이미지 내의 지나친 세부묘사를 단순화시킨 후 인식에 성공했듯이, Dactyl 또한 적당히 단
순화된 시뮬레이션을 이용함으로써 동작 학습에 성공했다.
40) www.open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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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손동작을 익히려 했다는 점과 이미 성숙한
이미지인식 알고리즘을 적극적으로 응용했다는 점, 이 두 가지가
Dactyl이 이룬 작은 성공의 원인이 아니었을까?”
AI 호문쿨루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뇌라 여겨지는 대뇌피질에서는 손, 눈, 입의 감각과 동작을 담
당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구분된다고 한다. 흔히 펜필드의 호문쿨루스(Homunculus of
Penfield)라 부르는 형상은 특정 신체 부위를 담당하는 대뇌피질 넓이에 따라 인체 크기를
바꾸어 만든 모형이다. 이 모형을 살펴보면 눈, 입, 그리고 손의 순서대로 담당 부위가 넓
어져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정보를 인지하는 감각기관이라는 눈보다 입, 손에
관계된 대뇌피질이 더 넓다는 것이다.
그림 5
펜필드 호문쿨루스: 감각(좌), 동작(우)을 다루는 뇌 크기에 따른 인체모형
※ 출처: source.opennews.org
딥러닝 등 AI도 눈(이미지인식), 입(언어처리), 마침내 손동작 제어 등 점점 복잡해 져가는
알고리즘으로 연구개발 영역을 옮겨가고 있다. 인간의 두뇌, 인간의 학습‧훈련 과정처럼 AI
도 이전에 개발되고 효과가 검증된 학습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새로운 데이터, 새로운 기계
제어 방식을 학습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AI의 미래 진화방향을 궁금해 한다면 인간이 문명
을 만들어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신체동작은 달리기일까, 정교한 손동작일까, 그리고 중
요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인지기능, 동작, 행동은 무엇이 있
을까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두뇌, 인간의 학습‧훈련처럼 AI도 이전에 개발되고 효과가
검증된 학습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새로운 데이터, 새로운 기계제어
방식을 학습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AI 7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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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AI 칩이 정의하는 컴퓨팅 폼팩터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 이어 AI를 위한 새로운 컴퓨팅 폼팩터
가 만들어지고 있다. AI 반도체라 일컫는 학습(Learning), 추론(Inference)에 특화된 연산
장치는 ‘적정 효율’을 갖춘 AI용 컴퓨팅 폼팩터를 마련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다. 메인프
레임, PC, 클라우드 컴퓨터 등 컴퓨터 폼팩터와 용도 변화에 따라 Power Chip, x86 시리
즈, 멀티코어 칩 등 각각에 적합한 표준적 연산장치가 개발‧활용되어 왔는데, AI 시대에 발
맞추어 AI용 연산 가속기라는 새로운 연산장치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새로운 연산장치는 고도의 기술력과 자본 투자를 요구하는 기술 프로젝트인 만큼, 소비
시장 규모가 담보될 때 업계의 투자와 개발 경쟁이 시작된다. 그리고 경쟁의 승자는 생각
보다 일찍 결정된다. 연산장치, 칩을 소비하는 기업들은 작으나마 경쟁 우위를 보인 한 두
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고 이에 관련된 칩셋,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일반 소비
자들에게 내놓기 시작하면 연산장치 시장의 구도가 결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연산장치는 고도의 기술력과 자본 투자를 요구하는 기술
프로젝트인 만큼 소비 시장 규모가 담보될 때 업계의 투자와 개발
경쟁이 시작된다. 그리고 경쟁의 승자는 생각보다 일찍 결정된다.”
AI용 연산장치를 구현하는 대안들
학습, 추론에 특화된 연산장치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시도들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 GPU(Graphics Processing Unit)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각기 기술적인 장단
점이 뚜렷하다. GPU는 전력 소모량이 큰 대신 개발자 경험과 사례가 가장 많이 축적되어
있다. ASIC 방식은 속도와 전력 소모량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개발 비용이 높다. FPGA 연
산장치는 속도, 전력 소모량, 개발 비용 측면에서 GPU와 ASIC의 중간쯤에 위치한다.
결국 실제 AI 반도체 기술 개발의 방향은 학습 알고리즘의 성숙속도와 응용분야별 학습,
추론의 각 활용 비중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학습 알고리즘이 성숙단계에 가깝고, 효과적인
Base Model41)의 탐색에 성공한 분야에서는 계산속도와 전력효율에서 강점을 가진 ASIC
과 유사한 기술적 특성을 가진 전용 가속기 칩셋이 표준화될 것이다. 기개발된 알고리즘으
로 이미지인식 등 작업을 많이 수행하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에서는 행렬곱셈에 최적화된
ASIC 기반의 TPU-1, TPU-2 칩셋을 활용하는 것이 그 예이다.42)
41) 표준적인 데이터셋을 학습함으로써 구성된 추론 모델로서 추가 데이터셋 학습 등을 통해 성능 향상,
성능 특화가 가능
42) IITP(2018), 반도체 산업의 차세대 성장엔진, AI 반도체 동향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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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인공지능 반도체 유형별 특징
반대로 다양한 알고리즘 개발이 진행 중이며 학습용 데이터셋 변경과 이에 따른 Base
Model 보완이 잦은 분야에서는 프로그래밍 변경이 용이한 GPU, FPGA 등과 유사한 기술
적 특성을 가진 전용 가속기 칩셋이 널리 쓰일 것이다. 통번역, 자연어인식, 검색 등과 같
이 변화하는 데이터셋을 재학습해 성능을 유지‧향상시켜야 하는 분야에서는 GPU, FPGA등
의 활용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사례로서 Microsoft가 검색엔진 Bing에
FPGA 기반 기술을 적용한 사실을 들 수 있다.43)
“GPU는 전력 소모량이 큰 대신 개발자 경험과 사례가 가장 많이 축적
되어 있다. ASIC 방식은 속도와 전력 소모량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개발 비용이 높다. FPGA 연산장치는 속도, 전력 소모량, 개발 비용
측면에서 GPU와 ASIC의 중간쯤에 위치한다.”
멀리 있는 뉴로모픽 보다는 현실적인 ASIC과 GPU
ICT 업계의 한켠에는 AI 반도체의 대안으로서 인간 두뇌 구조와 작동방식을 흉내낸 뉴
43)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2019), 인공지능(반도체), KISTEP 기술동향브리프 2019-01호.
유형
GPU
FPGA
ASIC
장점
- GPU는 병렬처리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로,
CPU에 비해 빠른
가속능력
- 엔비디아 CUDA 등
개발자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적용 사례가 많아
지원받기 용이
- ASIC보다 초기 개발 비용이 저렴
- CPU와 병렬 작동이 용이해
전체 시스템 병목현상 발생 없음
- 회로 재구성이 가능, 발전
중인 AI 알고리즘을 유연하게
적용 가능
(예) A 업무에 사용하다가
회로를 재설정해 B
업무용으로 사용 가능
- GPU, FPGA 대비
매우 빠른 속도와
우수한 전력효율
단점
- FPGA, ASIC 대비 낮은
전력효율을 보임
- 기존 x86 시스템에 추가
구축 시, 확장성과
호환성에 한계
(예) 데이터 전송
병목문제, 시스템
호환문제 등
- ASIC보다 느리고 CPU나
GPU 같은 범용 프로세서
대비 더 높은 프로그래밍
기술 수준을 요함
- 8/16비트 수준의 낮은 정확성
알고리즘에 적합, 현재 주류
신경망 알고리즘 트렌드와 괴리
- 매우 비싼 초기
제작비용, 장시간의
개발 소요 시간
- 특정 연산에 최적화
되었기 때문에 응용
분야가 한정
※ 출처: 한국전자통신연구원(2017),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동향 및 이슈 분석.
2020년 AI 7대 트렌드
26 ●●● 기술정책연구본부
로모픽 칩에 대한 기대가 있다. IBM, Intel, Qualcomm 등 거대 기업들과 DARPA까지 뉴
로모픽 칩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IBM이 개발한 뉴로모픽 칩
TrueNorth이다. 이미 2014년에 기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1만분의 1에 해당하는 전력을
소모하면서 초당 1,200프레임에서 2,600프레임으로 이미지 분류하기에 성공한 바 있다. 하
지만 이후 성과에 대한 인상적인 발표는 없었다. 지나치게 뛰어난 기술이라 보안이 철저한
탓일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상용화 가능한 뉴로모픽 칩 개발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
다. 뉴로모픽 칩에 대한 연구와 기술 개발 노력은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뉴로모픽 칩 보다
는 가용성 높은 기술들이 AI 반도체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리라 보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
다. 또한 AI 반도체 기술방식 자체의 장단점 뿐만 아니라 킬러앱, 가용한 통신환경 등에 따
라 AI 반도체 기술의 주류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AI가 구현되고 작동하는 지점은 대기업 데이터 센터와 스마트폰으로
양극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들은 고속화되는 모바일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이런 추세를 인정한다면 AI 반도체의 미래 주류는 GPU,
ASIC(또는 ASSP)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PC 시대의 연산장치 개발 경쟁은 결국 인텔의 x86 시리즈 칩셋이라는 사실상의 표준화
로 일단락 되었다. 인텔은 지속적으로 기술‧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했고 스마트폰 시대 전까지는 시대를 대표하는 CPU가 되었다. 이 이면에는 IBM PC, 인텔
칩셋, MS-DOS 및 Windows로 형성된 표준형 PC라는 폼팩터가 있었다. 인텔의 x86 시리
즈 칩셋이 PC 시대의 대표 연산장치가 된 것은 성능이 압도적으로 뛰어나서가 아니라, 표
준형 PC 폼팩터를 구성하는 부분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ICT 디바이스와 서비스 부문에서 세계적인 주류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구글, 아
마존, 그리고 모바일 네트워크의 고속화 등의 추세가 AI 반도체의 주류 형태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줄 것이다. AI가 구현되고 작동하는 지점은 대기업 데이터 센터와 스마트폰으로
양극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들은 고속화되는 모바일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이런 추
세를 인정한다면 AI 반도체의 미래 주류는 GPU, ASIC(또는 ASSP)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
은 것으로 판단된다.
GPU와 ASIC은 프로그래밍 용이성과 속도라는 측면에서 뚜렷한 장점을 각각 가지고 있
어 기업의 서비스 개발과 서비스 제공 단계에서 각자의 장점을 발휘할 것이다. 또한 모바
일 네트워크 고속화로 인해 스마트폰에서 AI를 학습‧개선시키는 작업에 대한 수요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AI 성능 향상이 반드시 필요한 의료, 구난, 군사 등 특정 응
용 분야에서는 해당 분야에 적합한 ASIC 반도체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이승민 ETRI 지능화융합연구소 기술정책연구본부 경제사회연구실 책임연구원
e-mail: todtom@etri.re.kr Tel. 042-860-1775
정지형 ETRI 지능화융합연구소 기술정책연구본부 경제사회연구실 책임연구원
e-mail: jhc123@etri.re.kr Tel. 042-860-5643
2020년 AI 7대 트렌드
발행인 이 지 형
발행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능화융합연구소 기술정책연구본부
발행일 2019년 12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