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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세계 IT기술 표준 헤게모니 장악 \"당찬 포부

  • 작성자관리자 메일
  • 배포일2002.08.31
  • 조회수275

<피플 인 더 뉴스>임주환 TTA사무총장


최근 들어 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다. IT표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부터다. 덩달아 임주환(53) 사무총장도 바빠졌다. IT시험연구소를 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옮겨왔고 상호운용성시험(ION)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국제인증자격을 획득했고 각종 IT정책에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막 1년반을 지나 임기 3년중 반을 남긴 그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힘주어 말한다.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과 공조해 4세대 표준을 선점하도록 하는 사업과 차세대네트워크(NGN) 부분의 표준을 선점하도록 하는 것은 임기중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라고 밝혔다. 선이 굵은 겉모습처럼 그의 생각과 말은 힘이 넘쳤다.

 ◇표준은 시장이다.

 임 사무총장은 ‘표준=마켓’이라는 등식을 세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현재는 약속이 정해져야 서비스나 제품이 성립되는 시대다. 옛날처럼 품질이 모든 것을 해주는 시대는 지났다. 표준을 잡아야 시장을 잡는다. ”

 그는 표준을 수면위로 드러난 빙산으로 비유했다. 물 위의 빙산이 있어야 좌초하지 않는다. 물 위의 빙산이 있어야 물밑은 거대한 얼음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 아래의 지적재산권이 탄탄하더라도 수면 위에서 자신의 존재를 명확히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공유와 독점의 절묘한 공생관계라고나 할까. 그는 “가장 우수한 기술이 무조건 표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수준으로 널리 알려 시장을 만족시켜야 표준으로서 의미를 갖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생을 학교와 연구소에서만 보낸 그가 과연 시장을 알까. 평생을 사업으로만 보낸 경영자보다야 못하겠지만 학교나 연구소의 책상머리에서 시장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일본의 경우 완벽한 기술적 검토에 대한 욕심때문에 시장을 놓친 때가 많다. 과거에는 라디오주파수방식과 비디오테이프가 그랬고 최근에는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그런 경우였다.”

 그는 디지털방송의 표준방식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그것을 정하는데 기술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뒤늦게 만들어지는 기술표준이 더 효율적일 수 있지만 먼저 만들어지는 기술표준은 그만큼 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식을 발빠르게 도입함으로써 일본에 앞서 월드컵때 디지털방송을 세계에 선보일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비디오플레이어는 VHS보다 베타방식이, TV주사방식은 NTSC보다 PAL이 기술적으로 더 우수하다. 그러나 시장은 그들이 장악하지 않았다.”

 ◇표준은 파워다

 기술표준의 선점이 곧 시장의 선점인 시대에 들어서면서 ‘누가 표준을 만드느냐’가 경쟁의 칼자루를 잡는 시대가 됐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지형도는 조금씩 변해갔다. 80년대에는 국제기구인 ITU와 ISO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표준기구였다면 현재는 100여개가 넘는 사실표준기구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80년대가 은나라와 주나라의 태평성대였다면 90년대와 2000년대는 ‘춘추전국시대’다.

 임 사무총장은 춘추전국시대를 헤쳐 나가는 대응책으로 ‘기술포럼 육성’과 ‘국제표준전문가 양성’의 양수겹장을 내세운다. 국내의 30여개 포럼을 육성해 표준에 관련된 연구과제를 수행토록해 국내 중소기업들과 학계, 연구계가 표준에 대한 토론을 활발하게 벌이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그는 “150여명의 국제표준전문가를 육성해 매년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각종 표준회의에 참석토록 지원하고 이들이 중소업체에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연결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임 사무총장은 한걸음 나아가 우리나라가 표준을 선점해 세계 IT 시장에서의 헤게모니를 차지하도록 하는 전략을 궁리하고 있다. 한·중·일 표준협력 방안이 바로 그것. 지난 6월 일본의 전신전화기술위원회(TTC), 전파산업협회(ARIB), 중국의 중국통신표준조직(CCSA) 등과 표준협력회의를 가졌다.

 임 사무총장은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접하는 표준기술의 이면에는 각국의 치열한 헤게모니 다툼이 있다. 아시아 지역, 특히 일본은 지금까지 기술에 비해 영향력 면에서 무시를 당해온 측면이 있다. 3세대 통신만 해도 일본이 90년대 중반에 내놓은 안이 무척 우수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이와 서로 다른 기술표준을 만들어 제 갈길을 갔다. 이제는 아시아가 능력만큼의 힘을 가질 때”라며 “IT강국인 한국과 일본, 신흥경제강국인 중국이 힘을 합친다면 기술과 시장을 기반으로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타깃은 3국이 가장 앞서있는 4세대 이동통신 부문과 차세대 인터넷 부문이 될 것이다. 결판은 5∼6년내에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밑거름으로 7월 한중일 IT국장급 회의가 열렸고 9월말 부터는 한중일 IT장관 회의가 정례화된다.

 ◇표준은 살아있어야 한다

 임 사무총장이 TTA에 들어오면서 가장 크게 뜯어고친 것이 상호운용성시험(ION)이다. 10여년 동안 ION은 호텔에서 제품을 전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매년 하던 대로 호텔에서 ION을 개최하겠다는 계획서를 보고, 다 취소하라고 했다. ION은 TTA내 시험연구소에서 각사의 엔지니어들이 장비를 서로 연결해 놓고 버그를 잡고 의견을 나누는 실질적인 행사로 전면 전환시켰다. 개발업체들이 각자 표준을 따랐지만 서로 해석이 달라 연동이 되지 않는게 태반이다. 직접 연결테스트를 해야 비로소 표준이 살아난다”며 그는 실속행사를 주창했다.

 임 사무총장은 또 지난해말 ETRI에 있는 시험연구센터를 떼어다 TTA에 옮겨놓고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표준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강조하는 그는 “표준제정만으로는 효과가 없다. 만드는 것과 시험하는 것, 즉 표준이 제대로 구현됐는지와 다른 회사 제품과 서로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떼레야 뗄 수 없는 기능이다”고 강조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임주환 사무총장의 한마디

 ―위피의 국가표준 채택여부 논란에 대해.

 ▲무선인터넷 플랫폼 분야와 관련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가장 앞서있다. 퀄컴의 브루를 굳이 따라갈 필요는 전혀 없다. 위피는 브루보다 훨씬 우수하다. 우리의 표준인 위피를 활성화해 사실상의 국제표준으로 만들려는 적극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민간기구를 표방하지만 사실상 정부기관이라는 지적에 대해.

 ▲정부와의 관계와 무관하게 IT산업의 중심에서 다수의 편익을 위해 활동하고 앞장서고 있다. 이 부분을 평가 받았으면 한다.

 ―연구소를 떠나 표준기관장으로 1년 반을 보낸 소회는.

 ▲여러가지가 연구소와 많이 다르지만 ETRI에서 표준연구센터장을 맡은 적이 있어 적응을 쉽게 했다. 연구소와 또 다른 큰 보람이 있다.

 [ 약  력 ]

 △72년 서울대 공과대학 졸업 △78년 한국통신기술연구소 연구원 △79년 서울대 대학원 졸업(석사), 독일 브라운슈바이크공대 통신시스템연구소 연구원 △84년 독일 브라운바이크공대 졸업(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87년 ISDN 연구부장, 교환연구부장 △91년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장 교환기술연구단장 충남대 공대 전자과 겸임교수 △94년 교환전송기술연구소장 △2000년∼현재 한국통신학회 부회장 △2001년∼현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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