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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

  • 작성자관리자 메일
  • 배포일2002.01.15
  • 조회수282
[fn특별인터뷰]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


■대담=이중수 정보과학부장

“수출은 이제 정보통신부의 핵심업무입니다. 말그대로 정보통신 산업에 관한한 국내외를 관장하는 부서로 바뀌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은 줄곧 중국 베트남 몽골 등을 드나들며 해외 시장개척에 눈코 뜰새없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평생 연구개발책임자로 일하면서 우리 정보통신 산업의 근간을 이뤄온 전전자교환기(TDX)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한 ‘연구개발 주역’에서 그동안 개발한 세계 수준의 국내 정보기술(IT) 제품을 해외 시장에 판매하는 ‘세일즈맨’으로 변신하고 있는 양장관을 만나 국내 정보통신 산업의 현안과 전망 등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장관 취임 2년째를 맞고 있는데 그간의 성과를 정리한다면.

▲3세대 이동통신(IMT-2000)은 정보통신부가 수년동안 안고 있던 숙제였는데 이를 마무리지은 것이 무엇보다 큰 성과였다. 또 32개 기간통신사업자 중 3개사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에 허덕이던 통신업체들을 IMT-2000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상호 협력각서를 교환하는 등 개선책을 모색해 해법을 마련했다. 하나로통신과 두루넷 문제도 이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최근 정통부도 큰 변화를 겪었다. 그동안 정통부는 통신서비스에만 신경써왔다. 해외 수출을 예로 들면 정통부는 그동안 다른 부서의 의전 정도만 했었다. 어떤 제품을 수출하겠다는 목표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100억달러 수출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했다. 우정사업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단순한 감원의 구조조정보다는 기업경영의 맥락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사람을 줄이는 대신 효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더 큰 의미’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발상의 전환으로 경영마인드가 정부 내에 접목된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한 성과라고 본다.

―IT정책 최고책임자로서 상당히 균형을 갖춘 시각을 지니고 있다는 평이지만 CDMA에 관해서는 편향되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는데.

▲비동기식 제3세대 이동통신(WCDMA)은 내년 초나 돼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동기식을 강조하고 비동기가 늦어지는데 따른 일련의 얘기들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 같은데, 세계적으로 봐도 완전한 시스템이란 없다. 내가 동기식 개발책임자로 일했다는 것 때문에 오해받고 있는 것은 알지만 기술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말한다면 WCDMA가 늦어지는 것은 정책적인 이슈가 아니라 순전히 기술적인 문제라고 본다. WCDMA도 개발되면 상용화하는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동기식 3세대 가입자는 이미 350만이나 된다. 비동기식은 미미하다. 만일 우리가 비동기식에만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면 수조원을 투자하면서도 아직까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번 IMT-2000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됐던 동기식이 기술적으로는 더 현실과 가깝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퀄컴과의 로열티 문제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가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는데.

―▲우리가 CDMA2000 1x나 EV-DO 등의 새로운 서비스에서 앞서 치고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원천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20춇의 빠른 속도를 기술표준으로 채택하고 있지만 아직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이보다는 못하지만 동영상을 보거나 여러 사용자가 나눠써도 부담없는 5춇 정도의 속도를 지원하는 (4세대가 아닌) 차세대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이 통신기술 기초이론에 강해 그들의 노하우를 이용하고 이를 상품화하는 것은 우리가 맡는 쪽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중국 베이징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여러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와 중국의 1억명 이상이 CDMA를 사용하게 되면 앞으로는 우리가 이 분야 표준을 제시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우리는 칩개발이 가능하고 소프트웨어도 퀄컴이 최근 내놓은 브루(BREW)보다 우수한 제품을 만들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4∼5년 내에 충분히 실현될 수 있다. 우리와 중국이 힘을 합치고 일본까지 가세하면 표준화의 성공확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

―지난해 말 중국을 빈번하게 방문한 것도 차세대 표준에 관한 논의 때문이었나.

▲최근 차이나유니콤의 CDMA 개통식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우리는 2세대 장비보다 3세대 장비를 더 저렴하게 발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3세대는 현재 우리만 만들고 있다. 당장 제품을 공급해도 실제 시험에서 안정적으로 평가된 시스템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업체들만이 갖고 있는 경쟁력이다. 또 우방궈 부수상이 중국 관료들과 외국업체 책임자들이 함께 자리에 참석했는데 거기서도 우리는 350만명이 3세대 통신을 사용하고 있고 경쟁력있는 가격에 장비를 공급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에서는 이제 1500만 CDMA 회선이 개통됐기 때문에 단말기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국내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 이 부문의 수출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의 합병 이후에도 이동통신 업계가 다시 재편돼야 한다고 보는지.

▲LG텔레콤이 지난 99년 말 IMT-2000 사업권을 따지 못해 ‘회사가 망한다’느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통신업체들이 이제 흑자기조로 돌아섰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는 공정경쟁이 유지되도록 지원하는 일에만 전념할 것이다. 깊이 간섭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기업들은 당분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까 부담을 줄이면서 흑자를 늘려나가게 될 것이다. 다만 시장점유율이 과점 양상으로 치닫고 정상적인 영업행위라고 해도 경쟁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 발생하면 막도록 하겠다.

―유선통신 분야도 하나로통신 두루넷 파워콤 등의 시장구도 재편 문제가 걸려 있는데.

▲통신시장 3강 구도를 말할 때 3강의 축은 반드시 대기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후발업체들이 서로 협력해 이 역할을 맡아주면 된다.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이 합치는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논의해오고 있다. 정부는 초고속인터넷 부문에 초점을 두고 있다. KT가 초고속통신 부문에서 50% 남짓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이 합치면 46% 정도 된다. 이 정도면 모두 수지를 맞추는 데 지장이 없다고 본다. 최근 양사가 파워콤에 대한 공동실사를 실시키로 한 것도 합병을 예고하는 수순이다. 이 회사들이 누적적자가 많아 매수청구권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고 있지만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고 주가가 오르면 매수청구권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 여기에 파워콤도 가세하면 시설면에서는 KT와 견줄만한 수준이다. 초고속 인터넷업체들이 출혈경쟁으로 가격만 깎으려 한다면 모두 망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최근 초고속 통신업체 사장단과 만나 상생을 위해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과잉 중복투자를 없애고 협력할 수 있는 것은 가능한 돕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술관련 정책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통부의 정책에 선택과 집중이 있다면. 또 업체들은 인력은 남아돌지만 정작 쓸만한 고급인력이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IT 분야에서 지원정책을 펴는 것은 선택을 전제로 한 것이다. 시스템통합(SI)·소프트웨어·이동통신 수출 등에 집중하겠다. 연구개발도 대형 5개 국책과제를 선정해 지원할 것이다. 인력개발에도 주력하겠다. 최근 조사결과 정보통신 관련학과 출신 중 절반 정도가 취업을 하고 이 가운데서도 절반 정도만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대학과 IT업체를 연결시켜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가 육성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워터루대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교과과정을 수립할 때 직접 참여하고 실제 강좌도 맡으며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를 국내에서도 적용할 계획이다. 삼보컴퓨터와 숙명대학을 시범적으로 선정해 진행하고 앞으로 확대해나가겠다.

―최근 벤처기업들의 주식로비 사건으로 시끄러운데. 벤처기업 정책은 변함이 없는지.

▲특정인 한 사람이 문제있다고 근처에 갔던 모든 사람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것은 문제다. 이번 사건으로 성실한 벤처기업에 해가 갈까 우려된다. 앞으로도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벤처정책을 펴나가도록 힘쓰겠다.



◇양승택 장관 약력

▲63세
▲부산
▲서울대 전기공학과
▲미국 브루클린공대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소 TDX개발단장
▲한국통신기술㈜ 사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한국정보통신대학원 총장

/정리=권오주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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